'코리안특급' 박찬호(40)가 차분하고 친절한 설명으로 성공적인 해설 데뷔전을 치렀다.
박찬호는 2일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탈구장에서 열린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1라운드 B조 JTBC가 중계하는 네덜란드전 해설을 맡았다. 그는 지난해 말 현역 은퇴를 선언한 뒤 이날 처음으로 해설자로 그라운드에 복귀했다.
박찬호는 첫 해설이라고는 믿기 어렵게 차근차근한 말투로 설명했다. 한국어 발음에 약간 어눌한 부분도 있었지만 의외의 침착함으로 장면마다 핵심을 짚어내며 선수들의 동작을 평가했다. 1회 1사 1,3루의 위기를 넘겼을 때나 4회 김태균의 행운의 안타가 나왔을 때에는 기뻐하기도 했다.

박찬호는 특히 이날 선발로서 책임감이 큰 후배 윤석민에 대한 조언을 많이 했다. 경기 전 "비가 와서 쌀쌀하지만 바람이 외야에서 내야로 불기 때 문에 윤석민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중에는 "몸쪽공이 좋다. 이런 공을 던져줘야 땅볼을 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찬호는 2회 우리나라가 선취점을 내준 후 "볼배합이 조금 아쉬웠다. 체인지업으로 2루타를 맞았고 또 몸쪽공 실투로 외야 뜬공을 허용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윤석민이 내려간 뒤에는 "부담스러운 첫 경기인 것을 감안해 에이스 역할을 잘해줬다"며 높은 평가를 내렸다.
한편 국내외 무대를 어우르며 다양한 야구를 접해본 박찬호는 "이용규 선수가 역시 공을 잘 본다. 내가 제일 까다로워하는 타자였다", "앤드루 존스와는 2008년에 같이 LA 다저스에 있었다. 변화구에는 약하지만 파워가 좋은 타자"라며 자신의 경험을 섞어 재미를 선사했다.
차분한 설명을 이어가던 박찬호는 점수차가 벌어지면서 조금씩 목소리가 높아졌다. "수비 실책을 생각하면 내가 망가진다. 내가 어디로 던져야 할지만 생각하면서 집중해야 한다"며 선배 투수로서 부진한 중계진에게 충고했다. 그러나 결국 우리나라는 네덜란드에 0-5로 패했다.
박찬호는 계속해서 JTBC의 해설진으로 활약할 예정이다. 우리나라의 다음 경기는 4일 호주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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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중(대만)=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