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타선이 굴욕의 영봉패를 당했다. 찬스에 침묵한 타선이 굴욕을 막지 못했다.
한국야구대표팀은 2일(한국시간)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탈구장에서 열린 2013 제3회 WBC 1라운드 B조 예선 첫 경기 네덜란드전에서 0-5 영봉패를 당했다. 한국야구대표팀 사상 최강으로 기대를 모은 타선이었지만 산발 4안타에 그치며 돌파구를 찾지 못했고 얼마 안 되는 찬스마저 허무하게 무산시켰다.
한국 타선의 침묵은 어느 정도 예고된 일이었다. 6차례 연습경기에서 한국 타선은 매경기 베스트 라인업을 가동했으나 팀 타율 2할4푼7리에 경기당 평균 2.2득점밖에 올리지 못했다. 병살타만 11개나 치는 등 찬스에서 약한 면모도 보였다. 어디까지나 연습경기일 뿐 본경기에 들어가면 나아질 것으로 기대됐으나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테이블세터는 안타가 없었고, 중심타선에서도 장타가 전무했다.
한국은 3회 2사 후 최정의 중전 안타로 루상에 첫 주자를 내보냈다. 그러나 정근우 타석에서 1루 주자 최정이 네덜란드 좌완 투수 디에고마 마크웰 견제에 걸려 1루에서 아웃될 때부터 좋지 않았다. 마크웰이 2차례나 견제구를 던지며 경계했는데 최정이 이에 제대로 걸려들고 말았다.
4회에는 이날 경기 첫 득점권 찬스를 만들었다. 1사 후 이용규의 볼넷과 김태균의 3루 강습 좌전 안타로 1·2루 득점권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4번타자 이대호의 타구가 우측으로 뻗었으나 펜스 앞에서 뜬공으로 잡혔고, 5번타자 김현수도 1루 땅볼로 아웃돼 득점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6회에도 선두타자 최정이 우전 안타를 치고 나갔으나 바로 다음 타자 정근우의 잘 맞은 타구가 네덜란드 3루수 젠더 보가츠의 호수비에 막혀 병살타로 연결되는 불운까지 겹쳤다. 2사후 이용규가 다시 볼넷을 골라내며 출루했지만 3번타자 김태균이 중견수 뜬공으로 아웃됐다.
0-3으로 뒤진 7회가 결정적이었다. 선두타자 이대호의 볼넷과 김현수의 우전 안타로 무사 1·2루 황금 찬스를 잡았다. 그러나 이진영이 유격수 땅볼, 강민호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며 흐름이 끊기더니 대타로 등장한 이승엽마저 2루수 파울플라이로 아쉬움을 삼켰다.
좌완-우완-사이드암 등 다양한 유형의 네덜란드 투수들에게 좀처럼 타이밍을 맞추지 못한 한국은 득점권 타석에서 5타수 무안타로 막히는 등 잔루 6개를 남기며 찬스에 유난히 움츠러든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테이블세터가 별다른 찬스를 못 만들었지만 중심타선에서도 시원한 한 방이 없었다. 김태균이 4타수 1안타, 이대호가 3타수 무안타 1볼넷, 김현수가 3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대회 전 기대한 최강 타선의 면모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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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중(대만)=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