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회심의 카드' 대타 이승엽, 결과는 실패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3.03 00: 02

회심의 이승엽 대타 카드마저 실패로 돌아갔다. 
한국야구대표팀은 2013년 WBC를 맞아 1루수만 3명이나 발탁했다. 이승엽(삼성) 김태균(한화) 이대호(오릭스) 등 내로라하는 최고 1루수들을 끌어모았다. 1루수-지명타자로 3명 중 2명은 선발출장이 가능하지만 나머지 1명은 대타로밖에 활용할 수 없었다. 딱 한 번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회 비용의 가치가 크다. 
2일(한국시간)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탈구장에서 열린 1라운드 B조 예선 첫 경기 네덜란드전에서 한국은 3~4번 타순에 김태균(지명)-이대호(1루수)를 선발 라인업에 올렸다. 네덜란드 선발이 좌완 디에고마 마크웰이었고, 좌타자 이승엽은 덕아웃을 지키며 대타로 때를 기다렸다. 

이승엽의 타석은 7회초 찾아왔다. 한국이 0-3으로 뒤진 7회초 2사 1·2루에서 류중일 감독은 이승엽 카드를 꺼내-들었다. 무사 1·2루에서 이진영이 유격수 땅볼, 강민호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며 코너로 몰리자 이승엽 카드를 꺼내지 않을 수 없었다. 홈런 한 방이면 동점도 가능했다. 
이승엽이 등장한 순간 한국이 갖는 기대감과 네덜란드가 느끼는 압박감은 상당했다. 이승엽은 국제대회 때마다 결정적인 한 방을 터뜨리며 해결사 노릇을 한 거포. 이승엽처럼 언제든 한 방을 터뜨릴 수 있는 대타의 존재는 경기 전체 흐름을 좌우할 만한 중대 요소였다. 그러나 결과는 실패였다. 
이승엽은 네덜란드 우완 투수 올랜도 인테마를 맞아 초구부터 과감하게 배트를 휘둘렀다. 백네트 쪽으로 향하는 파울. 2구째 볼을 골라낸뒤 3구째 공도 파울로 만들었다. 이어 4구째 변화구에 타이밍 빼앗겼고, 타구는 1루 쪽 파울 지역에 떴다. 결국 네덜란드 2루수 조나단 슈프가 파울플라이로 처리했다. 
이승엽은 선수 생활 대부분을 주전으로 뛴 선수.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 시절 말년에 대타로 종종 나왔지만 결과는 썩 좋지 않았다. 이승엽 카드는 언제든 상대를 압박할수 있는 회심의 카드이지만 효율성은 높지 않았다. 비단 이승엽 뿐만 아니라 김태균이나 이대호에도 대타는 낯설고 생소한 역할이다. 
유틸리티 플레이어 1명을 포기하는 대신 정상급 1루수 3명을 모두 발탁하는 승부수를 던진 한국. 그러나 첫 경기에서 결과는 의도와 다르게 흘렀다. 과연 남은 경기는 어떻게 활용도를 높일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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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중(대만)=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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