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9일 대만 도류구장에서 작은 해프닝이 있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은 NC 다이노스와 첫 연습경기를 가졌는데 류중일 감독의 요청에 따라 비공개로 진행됐다. 그 경기에 대만 전력분석팀이 잠입했다 적발된 것.
대만프로야구연맹(CPBL)은 자신들의 결례에 대해 즉각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CPBL 양후이안 사무총장은 KBO 양해영 사무총장에게 직접 사과의 뜻을 전했다.
안방에서 열리는 WBC 조별예선에서 꼼수를 부리다 적발된 것에 대해 양후이안 사무총장은 크게 분노했다는 후문이다. 당시 적발된 전력분석원은 대만 대표팀의 지시로 간 것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갔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 KBO 관계자는 "양후이안 사무총장이 그 전력분석원을 해고시킬 생각까지 했다"고 귀띔했다.

지난달 22일 대만과 쿠바의 평가전이 벌어진 타이난 시립야구장에는 파문을 일으켰던 대만 전력분석원이 나와 있었다. 그는 KBO 직원을 찾아가 다시 한 번 미안하다는 뜻을 전했다.
과연 그 전력분석원은 어떻게 됐을까. 대만 야구에서는 기록원이 전력분석까지 겸하고 있다고 한다. CPBL 소속 기록원인 린유웬이 파문의 당사자다. KBO 관계자는 "어쨌든 잘 해보려다 그렇게 된 것이니 1라운드를 대만이 통과하면 해당 기록원의 해고를 철회할 것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대만은 2일 개막전에서 호주에 4-1로 승리하며 깔끔한 대회 시작을 알렸다. 아직 단 한번도 WBC에서 조별라운드 통과를 경험해보지 못한 대만은 첫 경기 승리로 기세를 올렸다. 과연 대만의 조별라운드 통과와 함께 사면(?)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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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중(대만)=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