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무너진 불펜, 국제대회 경험 부재 드러냈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3.03 06: 39

역시 경험이라는 건 무시할 수 없었던 것일까. 
한국야구대표팀의 믿을 거리는 강력한 불펜이었다. 에이스 윤석민을 제외하면 확실한 선발투수가 없었고, 투구수 제한이라는 WBC 규정상 불펜 활용이 키포인트였다. 그러나 지난 2일(한국시간) WBC 1라운드 B조 예선 첫 경기 네덜란드전에서 한국 불펜은 기대에 충족하지 못했다. 산발 4안타 무득점에 그친 타선과 실책 4개를 범한 흔들린 수비가 문제였지만 추격 흐름을 빼앗긴 불펜도 아쉬웠다. 
특히 노경은(두산)-손승락(넥센)-차우찬(삼성)으로 이어진 2~4번째 투수들이 차례로 무너지며 구원투수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 노경은의 경우 대표팀 투수 중 최고 컨디션을 자랑하면서 '1+1' 마운드 운용의 핵심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실전에서 경험 부재 드러냈다. 손승락과 차우찬도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노경은은 0-1로 뒤진 5회 1사 1루에서 긴급 등판했다. 1번타자부터 시작되는 상위 타선을 맞아 노경은은 안타 2개와 볼넷 1개로 승계주자 실점을 허용했다. 6회에도 1사 후 볼넷을 내주며 마운드를 손승락에게 넘겨야 했다. 1이닝 2피안타 2볼넷 1탈삼진 1실점. 지난해 선발투수로 보여준 강력한 모습을 불펜에서는 볼 수 없었다. 
노경은으로부터 마운드를 넘겨받은 손승락도 6회 1사 1루에서 8~9번 타자들을 범타로 돌려세우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그러나 7회 첫 타자 안드렐톤 시몬스에게 좌측 2루타를 맞은데 이어 조나단 슈프에게 몸에 맞는볼을 허용하며 급격하게 흔들렸다. 이미 스코어가 0-3으로 벌어진 시점이라 더 이상의 실점은 패배를 의미했다. 
대표팀의 또 다른 카드는 좌완 차우찬이었다. 그러나 차우찬은 3번 좌타자 로저 베르나디나를 맞아 3B1S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렸고, 결국 5구째 가운데 몰리는 실투를 던져 우측 2타점 2루타를 얻어맞았다. 손승락은 ⅔이닝 1피안타 1사구 2실점(1자책), 차우찬은 아웃카운트 없이 승계주자 2명을 모두다 홈으로 불러들이고 말았다. 
노경은·손승락·차우찬은 이번 WBC가 처음으로 발탁된 A급 국가대표팀이었다. 상대적으로 경험이 부족했고, 위기 상황 대처능력이 떨어졌다. 긴장한 나머지 사사구와 실투를 남발했고, 결과적으로 국제대회 경험 부족을 드러냈다. 서재응과 정대현 같은 경험 많은 베테랑들이 이미 승부의 추가 넘어간 다음 등판한 것을 감안하면 기용법 또한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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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은-손승락-차우찬(왼쪽부터). 타이중(대만)=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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