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묵히 전진’ 임경완, 2보 전진 노린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3.03 10: 30

부진에 대한 핑계는 대지 않았다. 올해 장밋빛 전망을 내놓지도 않았다. 그러나 발걸음까지 멈춘 것은 아니다. 조용히, 또 묵묵히 전진 중이다. 부활을 노리고 있는 임경완(38, SK)이 2보 전진을 목표로 숨을 고르고 있다.
지난해 FA 자격을 얻은 뒤 롯데에서 SK로 이적한 임경완은 부진한 한 해를 보냈다. 32경기에 나섰지만 2패3홀드, 평균자책점 5.40의 성적을 내는 데 그쳤다. 시즌 중반에는 2군에 있는 경우가 많았고 팀의 포스트시즌 경기에도 출장하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팀을 맞바꾼 모양새가 된 정대현(롯데)의 이름이 부각되며 더 힘든 시기를 보냈다. 베테랑에게 찾아온 또 한 번의 시련이었다.
임경완은 “첫 시즌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던 것 같다. 팀에 적응도 해야 했고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심했다”라고 지난해를 돌아봤다. 반성도 많이 했다. 임경완은 “지금 생각해보니 참 내가 단순했다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라고 털어놨다. 승부하는 요령에 문제가 있었다는 뜻이다. 지난해의 경험에서 얻은 것이 많았던 임경완이다.

절치부심했다. 더 이상의 후퇴는 벼랑일 수 있었다. 스파이크 끈을 다시 고쳐 맸다. 베테랑급임에도 지난해 팀의 마무리훈련에 참가하며 새파란 후배들과 함께 땀을 흘렸다. 체력을 보강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고 새 구종 장착에도 신경을 썼다. 임경완은 “체력과 구종 모두 보강했다”라고 설명하며 “작년 이맘때보다는 올해 몸 상태가 더 좋은 편”이라고 웃었다.
연습경기 성적에는 큰 미련이 없다. 임경완은 4경기에 나서 4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9.00을 기록 중이다. 다만 겉으로 드러나는 성과보다는 여러 가지를 실험하며 자신의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1일 열린 삼성과의 연습경기가 상징적이다. 임경완은 이날 경기 후 “모두 직구로 던졌다”라고 했다. 안타 2개를 내줘 실점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도 직구만 던지며 자신의 구위를 확인했다. 무실점으로 막으며 위기관리능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처럼 임경완은 모든 초점을 시즌에 맞춰놓고 서서히 속도를 올리고 있다. 그의 부활 여부는 올 시즌 SK 성적에도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 왼손 불펜에 불안요소를 가지고 있는 SK는 사이드암 투수둘의 활약이 절실하다. 여기서 가장 풍부한 경험을 자랑하는 임경완이 제 몫을 해준다면 불펜의 구색이 갖춰짐은 물론 마무리로 이어지는 과정도 순탄해질 수 있다.
임경완은 “몸 상태가 100%는 아니지만 순조롭게 끌어올리고 있는 중이다. 올해는 부담도 덜하다.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조웅천 SK 투수코치도 “기술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단언하면서 “단지 심리적인 문제인데 요즘 모습을 보면 모든 면이 편해진 것 같다”라며 올 시즌 활약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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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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