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파로티', 한석규·이제훈 新명콤비 탄생 알리다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3.03.03 11: 08

배우 한석규와 이제훈, 이 개성강한 두 남자가 충무로의 새로운 명콤비로 등극할 전망이다.
지난 달 27일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첫 선을 보인 영화 '파파로티'는 다소 뻔한 스토리를 진부하지 않게 만든 한석규, 이제훈의 환상적 연기 호흡을 자랑하며 보는 이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안기고 있다.
'파파로티'는 성악에 재능을 타고난 건달 장호(이제훈 분)와 그를 가르치게 된 까칠한 시골학교 음악선생 상진(한석규 분)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 한 때 잘 나가던 성악가였지만 지금은 촌구석 예고의 음악선생인 상진, 싸늘한 교육열과 까칠함만 충만한 그에게 어느날 청천벽력 같은 미션이 떨어진다. 천부적 노래 실력을 지녔으나 일찍이 주먹세계에 입문한 건달 장호를 가르쳐 콩쿨에서 입상 하라는 것.

전학 첫날 검은 승용차에 어깨들까지 대동하고 나타난 것도 모자라, 수업 중에도 '큰 형님'의 전화는 꼭꼭 챙겨 받는 무늬만 학생인 장호가 못마땅한 상진은 장호의 노래를 들어볼 필요도 없이 결론을 내린다.
반면 주먹과 노래 두 가지 재능을 타고났으나 막막한 가정 환경으로 인해 주먹 세계에 뛰어든 장호는 비록 건달이지만 성악가가 되고픈 꿈만은 잊은 적 없다. 이런 자신을 가르쳐 주긴 커녕 툭하면 개나 소나 취미로 하는 게 클래식이냐며 사사건건 무시하는 상진의 태도에 발끈, 하지만 그래도 꿈을 포기할 수 없는 장호는 험난하고 까칠한 상진과의 관계를 이어가며 꿈을 향해 한걸음을 내딛는다.
건달과 클래식의 만남이라는 독특한 소재는 결국 '선생님과 제자', '꿈을 향한 열정'이라는 다소 뻔한 스토리로 귀결되지만 극 중 상진과 장호 역을 맡은 한석규와 이제훈의 명연기는 이를 진부하지 않게 만들고 있다. 두 사람의 환상적인 연기 앙상블이 스토리의 뻔함을 잊을 만큼 보는 이들에게 재미를 선사하고 있기 때문.
"똥인지 된장인지는 먹어보지 않아도 척 보면 안다"는 시니컬한 가치관의 소유자 상진 역을 맡은 한석규와 "내 똥 아입니더! 건달은 노래하면 안됩니꺼"라고 반문하며 꿈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는 건달 장호 역의 이제훈은 기존 사제 지간의 역할 관계가 뒤바뀐 듯한 개성으로 재미를 자아냄과 동시에 두 사람의 연기 호흡이 어우러져 폭발적인 시너지를 창출해낸다.
극 초반 사사건건 부딪히며 서로를 잡아먹지 못해 으르렁 거리는 두 남자의 모습은 보는 이들에게 웃음을, 이후 점차 꿈을 향해 한발한발 앞으로 나아가는 이제훈과 그를 든든히 받쳐주는 한석규의 모습은 감동을 선사하는 것.
또한 극 중 자신을 인정해주지 않는 한석규에게 화를 내는 이제훈의 연기가 다소 과장됐다 싶을 때 즈음 한석규가 이를 완화시켜주며 영화의 전체적인 톤을 조절하는 모습, 그리고 한석규의 시니컬하고 까칠한 모습이 조금은 지루해질 때 즈음 이제훈의 통통 튀는 연기가 극의 분위기를 업시키는 모습 등은 두 배우의 환상적인 앙상블을 입증한다.
앙상블 뿐만 아니라 자신의 꿈을 이루지 못해 뒤틀어진 마음을 가진 음악선생에서 장호를 통해 자신의 잃어버렸던 꿈과 희망을 찾게 되는 상진 역을 완벽히 소화해낸 한석규의 열연과 영화 '건축학개론' 속 첫사랑의 아이콘 이미지로는 상상조차 하기 힘든 건달로 변신, 경상도 사투리와 꿈에 대한 열정을 표하는 장호의 모습 모두를 표현해낸 이제훈의 열연 역시 극에 재미를 더하고 있다.
한편 영화 '소름'으로 데뷔, 이후 영화 '청연', '나는 행복합니다' 등을 연출한 윤종찬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파파로티'는 오는 1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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