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우완투수 송승준(33,롯데)는 4일 호주전 선발출전이 유력하다. 계획대로라면 네덜란드전에 승리를 거둔 후 좀 더 여유있는 상황에서 송승준이 등판할 예정이었지만 벼랑 끝에서 결전에 나서게 됐다.
공식연습이 있었던 3일 타이중구장에서 만난 송승준은 "한국에서 대표팀에 대해 여론이 많이 안 좋은걸로 알고 있다. 그렇지만 욕먹는 건 무섭지 않다. 마운드에서 내 공을 못 던지고 후회가 남을까봐 무섭다"라고 말했다.
출격을 앞둔 송승준의 각오는 비장했다. 그는 "지금 이 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만약 (호주전) 선발로 등판하게 된다면 후회 없이 던질 것이다. 결과야 어찌됐든 내가 가진 기량을 모두 펼친다는 생각"이라면서 "야구가 9회까지 있듯이 이번 WBC 조별예선도 3경기가 있다. 끝날 때까지 결과는 아직 모르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표팀 선발을 누구보다 바랐던 송승준이었지만 1차 명단에는 이름이 없었다. 지난 베이징올림픽 대표팀 출전을 선수생활 최고의 명예로 생각하고 있었던 송승준에게는 아쉬운 일이었다. 하지만 이용찬이 팔꿈치 부상으로 빠지게 됐고, 송승준은 대표팀에 마지막으로 승선하게 됐다.
이에 송승준은 "대한민국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자리 아닌가. 가슴에 있는 태극마크에 먹칠을 하는 짓은 절대 안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굳은 각오와 함께 여유도 내비쳤다. 송승준은 "처음부터 다 이기면 재미가 없다. 원래 우리나라 야구가 스릴이 있다. 먼저 한 판지고 뒤에 다 이기면 더 재미있다"라며 웃었다.
끝으로 송승준은 "마운드에 올라 구위를 걱정하는 순간 진다고 생각한다. 구위가 어떻든 치고 박고서라도 이겨야만 한다. 예전 올림픽 등판을 생각하며 최선을 다 하겠다"라고 말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야 하지 않겠나"라는 말과 함께 송승준은 버스에 올라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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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중(대만)=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