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세레머니는 NO!...대전 향한 '예우'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3.03.03 18: 52

케빈(29, 전북 현대)이 전 소속팀 대전 시티즌에 대한 예우를 펼쳤다.
케빈은 3일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3 K리그 클래식 1라운드 대전 시티즌과 원정경기에 후반 16분 박희도 대신 투입됐다. 케빈은 투입된지 7분 만에 추가골을 넣으며 전북의 3-1 완승을 이끌었다. 케빈의 골은 전북에 반갑기만 한 골이었다. 케빈의 골에 두 골 차로 승리한 전북은 13개 구단을 제치고 리그 1위로 올라서며 1라운드를 상쾌하게 시작하게 됐다.
지난달 26일 무앙통 유나이티드(태국)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원정경기서도 골 맛을 봤던 케빈은 두 경기 연속골을 터트렸다. 전북은 물론 팬들에게 자신의 기량을 입증하기에 충분한 활약이었다. 하지만 케빈은 골을 넣고 조용히 전북 진영으로 걸어왔다. 동료들이 축하의 인사를 건네기 위해 케빈을 향해 뛰어왔지만 기쁜 내색을 하지 않았다.

이유는 한 가지였다. 전 소속팀 대전을 향한 예우였다. 마침 골을 넣은 쪽이 대전 서포터들이 위치한 골대였던 만큼 득점 여부를 확인한 케빈은 그대로 돌아서 조용히 걸었을 뿐이다. 마치 득점이 실패하고 돌아오는 선수와 같았다.
케빈은 지난해 대전서 한국 무대에 데뷔, 37경기서 16골 4도움을 기록하며 대전의 강등권 탈출의 주역이 됐다. 그러나 케빈과 대전은 2013년에 함께 하지 못했다. 계약기간이 6개월밖에 남지 않은 만큼 케빈은 재계약 조건으로 대폭 인상된 연봉을 요구한 것.
하지만 대전은 케빈의 요구를 들어주지 못했다. 대전의 자금 형편상 케빈을 잡지 못한 것이다. 물론 대전은 남은 계약기간 동안 케빈을 활용할 수 있었지만, 선수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놓아줬다. 불화없이 대전을 떠나게 된 케빈은 최근 무앙통 원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대전 구단을 들려 인사를 했다. 결국 이런 관계는 경기에서도 나타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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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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