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준우는 지난해 바닥을 친 선수니 올해는 반드시 올라올 것이다. 그리고 손아섭은 어느 정도 반열에 올라섰다고도 볼 수 있다. 그 외에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만한 선수들이 많다”.
오랜만에 주장직을 맡게 된 베테랑은 선수들을 하나하나 칭찬하며 분위기를 북돋워주고자 노력했다. 3~4년 전 파괴력을 뽐낸 롯데 자이언츠 ‘조대홍갈 중심타선’ 중 유일하게 팀에 남은 주장 조성환(37)은 동료들의 실력과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며 팬들 앞에 자랑스러운 야구를 펼칠 수 있길 기대했다.
1999년 데뷔 이래 줄곧 한 팀에서 뛴 프랜차이즈 플레이어 조성환은 지난 시즌 발목, 허벅지 부상으로 인해 103경기 2할7푼8리 3홈런 33타점으로 일말의 아쉬움을 자아냈다. 그러나 조성환은 2008시즌 이래 주전 2루수로 활약하며 팀의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견인한 주축 내야수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올해는 다시 주장직을 맡으면서 최근 몇 년 간 눈에 띄게 재편된 팀을 다잡고 달려나갈 채비를 갖추고 있다.

팀의 가고시마 전지훈련 마지막 날이던 5일 가모이케 구장에서 조성환은 “오랜만에 주장직을 맡았으나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선수 생활의 후반부를 좋은 분위기에서 장식하기 위해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의 가교 역할을 하고 선수들도 좋은 환경에서 운동을 할 수 있도록 처우를 개선하는 데 앞장서겠다”라며 “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다고 해도 신경 쓸 것이 좀 많아지기는 했다”라고 답했다.
또한 조성환은 “최근 2년 간 이적해 온 김성배, 용덕한은 물론 이번 비시즌 동안 영입된 장성호, 김승회, 홍성민 등 이적생들에게 너무나 고맙다”라고 이야기했다. 팀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준 김성배와 용덕한에 대해 “저 선수들이 없었다면 지난해 어땠을까 싶었다”라며 웃은 조성환은 “이적생들이 먼저 마음을 열고 팀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이 너무나 고맙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적응을 위해 이적생 모두가 기존 선수들에게 마음을 열고 다가오더라. 그리고 나 또한 주장으로서 다른 팀의 장점도 들으면서 이를 수용해 선수단을 더 좋은 분위기로 만들고자 한다. 벌써부터 이적생 세 명도 팀의 일원으로서 많은 것을 도와주고 있다. 야구 내적으로도 외적으로도 정말 고맙다”.
그와 함께 “요새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포스트시즌에만 올라가면 복귀하는 장원준(경찰청)이 있는 만큼 쭉쭉 올라갈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포기하지 않고 우리의 목표를 향해 다가가며 팬들이 납득할 수 있는 야구를 하는 데 일조하고 싶다”라고 말한 조성환. 지난 시즌 FA 김주찬(KIA), 홍성흔(두산)의 이적 및 2011시즌 후 이대호(오릭스)의 이적 등으로 타선의 화력이 감소했다는 평도 나오고 있다.
특히 3년 전만 하더라도 롯데는 강한 선발진은 물론 조성환-이대호-홍성흔-카림 가르시아로 이어지는 강력한 중심타선을 자랑하던 파괴력의 팀. 그러나 지금은 타선에서 많은 부분이 바뀌었고 특히 장타력 면에서 이전만큼의 힘이 나올 수 있을 지 의문부호가 덕지덕지 붙어있다. 외부에서 들려오는 불안 요소를 언급하자 조성환은 “오히려 더 나을 수도 있다”라고 답변을 내놓았다.
“큰 줄부상이 없다는 전제 하에 기량이 올라올 선수들이 굉장히 많다고 본다. 전준우는 지난 시즌 최근 몇 년 간 가장 안 좋은 시즌을 보내며 바닥을 쳤다. 바닥을 쳤으니 이제는 올라올 때가 되었다. 그리고 손아섭은 주전으로 뛰며 이제는 검증된 좌타자 반열에 올랐다는 생각이다. 장성호도 고질적인 어깨 부상에서 회복되어 탁월한 감을 과시하고 있고 황재균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조성환이 언급한 것은 이 뿐만 아니다. “투수진은 오히려 그 때보다 더 좋아졌다고 본다”라며 말을 이어간 조성환은 박준서, 김대우, 김문호 등의 외야 경쟁은 물론 유격수 박기혁의 복귀 등 플러스 요인이 더 많다는 말을 꺼냈다. 거포들이 차례로 자취를 감춘 대신 발 빠른 선수들이 주전 경쟁을 펼치고 있어 아기자기한 야구를 펼칠 수 있는 환경이 되기 충분하다는 자신감이다.
“박기혁이나 김대우, 김문호 등 경쟁을 해야 하는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하고 있어 주장으로서 흐뭇하게 생각한다. 투수진도 계투진에 힘이 붙었고 선발 투수들도 기량이 좋아지고 있다고 본다. 불안 변수가 있지만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파괴력이 떨어져도 더 빠르고 정확한 공격도 가능할 수 있다. 한 방이 아니라도 아기자기한 야구로서 리드를 잡아내는 야구도 할 수 있다. 오히려 조대홍갈 시절보다 더 나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선수 본인도 올해가 FA 계약 마지막해인 만큼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더 좋은 활약과 더 좋은 팀 성적을 다짐하고 있다. 3년 전 조대홍갈 쿼텟 중 유일하게 남은 조성환은 나 자신보다 팀을 우선시하며 가장 바람직한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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