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류중일의 '나믿타믿', 답은 타선에 있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03.04 06: 07

"타자들을 믿는 수밖에 없다."
좀처럼 터지지 않는 타선에 특효약은 있을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은 네덜란드와의 조별 라운드 1차전에서 0-5로 패했다. 총체적 난국이었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답을 찾지 못하고 있는 타선이다. 대표팀은 산발 4안타에 그치면서 득점 기회조차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했다.
사실 이름값만 놓고 본다면 이번 대표팀은 역대 최강 타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량이 절정에 오른 동갑내기 이대호·김태균이 중심타선에 버티고 '국민타자' 이승엽도 있다. 테이블세터와 중심타선, 그리고 하위타선까지 모두 올스타급이다.

문제는 좀처럼 타격감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것. 대회 개막에 앞서 가졌던 6번의 연습경기에서 대표팀 타선은 총 13점을 얻는데 그쳤다. 경기당 2점을 조금 넘는 수준. 본선에 돌입하면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
3일 대표팀은 전날 패배의 충격을 딛고 타이중 구장에서 공개훈련을 가졌다. 총 1시간 반 동안 진행된 훈련에서 투수들은 가볍게 몸만 풀고 숙소로 향했지만 야수들은 적극적인 타격훈련으로 잃어버린 감각 찾기에 나섰다.
대표팀 류중일 감독은 "터지지 않는 타선, 믿는 수밖에 없다"는 말로 답답함을 드러냈다. 시즌 시작 전 치러지는 대회이기에 100% 컨디션을 내는 건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로 심할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했다는 류 감독이다.
대회 개막 전부터 류 감독은 타선 문제가 지적 될때마다 "타자들을 믿어야지"라고 말했다. 이는 류 감독의 유행어였던 '나믿가믿'을 떠올리게 한다. 류 감독은 2011년 삼성의 외국인타자 라이언 가코가 기대 이하의 활약을 보일 때 '나는 믿을거야. 가코 믿을거야'라는 말을 했었다.
그렇지만 무작정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 작은 변화라도 필요할 때다. 류 감독은 "최정이 안 좋다가 좋아진 것이 다행이다. 이미 지난 이야기지만 최정이 (2일 네덜란드전에서) 6번을 쳤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했다. 어제(2일) 경기를 계기로 컨디션이 올라오고 있으니 (최정의 타순을) 상향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타자들의 집단부진이라는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류 감독이지만 사실상 현재 상황에서 쓸 수 있는 특효약은 없다. 타순 변동이나 선수 교체 등의 방법이 있지만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결국 타자들이 류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는 수밖에 없다.
류 감독은 "(타자들이) 살아나겠지…"라고 말 끝을 흐리며 타격훈련을 지켜봤다. 부진하다가 하루 아침에 살아날 수 있는게 타격감이다.
같은 날 있었던 대만과 네덜란드의 경기는 8-3으로 대만이 승리를 거뒀다. 이 경기에서도 5점 차이가 나면서 한국은 대만을 최소 6점 차 이상으로 꺾어야만 일본 라운드 진출이 가능해졌다. 타선의 분발이 더욱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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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중(대만)=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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