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던져야 할지만 생각하면서 집중해야 한다".
'코리안특급' 박찬호의 충고가 젊은 국내 투수진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한국 야구 대표팀은 지난 2일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탈구장에서 열린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B조 네덜란드전에서 0-5로 패했다.

전체 4안타에 그치며 끝까지 터지지 않은 타선도 문제였지만 집중력을 흐트려놓은 수비 실책, 견제사 등 기본기 부족은 우리나라의 장점으로 꼽혔던 끈질기고 세밀한 야구를 펼칠 수 없게 만들었다.
특히 처음 국제무대에 선 노경은, 차우찬, 손승락 등 불펜진의 부진은 크게 아쉬웠다. 대회 전 가장 컨디션이 좋다는 코치진의 평가를 받았던 노경은은 위기의 압박감을 견뎌내지 못하고 1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손승락은 포수 패스트볼 후 몸에 맞는 볼을 내주는 등 ⅔이닝 2실점(1자책)으로 부진했다.
이날 JTBC 해설위원으로서 '해설가 데뷔전'을 치르며 후배들의 경기를 지켜본 박찬호는 경기 도중 구원투수진이 흔들리자 "수비 실책을 신경쓰면 내 공을 못던지게 되더라. 내가 어디로 던져야 할지만 생각하면서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불펜진의 국제 경험 부족은 누가 대신할 수 없는 문제다. 그들이 경험을 쌓아나가면서 해결해야 한다. 우리나라 투수진들은 주변을 신경쓰지 않고 자신의 공에만 집중한다면 상대가 누구든 호투를 펼칠 수 있는 기본기를 가진 선수들이다.
결국 박찬호의 조언은 지금 공수주에서 모두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대표팀 상황에서 투수들에게 꼭 필요한 말이다. 남은 경기를 모두 잡아야 하는 우리나라 대표팀은 4일 호주 사냥에 나선다. 투수진이 집중력으로 팀 승리에 주춧돌을 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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