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슛 대장'.
이동국은 3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3 K리그 클래식 대전 시티즌과 경기서 팀의 2번째 득점을 뽑아내며 3-1의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2골차로 승리한 전북은 13개 구단을 모두 제치고 1위로 시즌을 시작하게 됐다.
전북은 적응이 완료된 레오나르도가 선제골을 뽑아냈다. 미드필드 왼쪽에서 아크 정면으로 침투하며 들어가다 때린 벼락같은 오른발 슈팅이 그대로 대전의 골문을 흔들었다. 전북은 대전의 흔들림을 그저 지켜보고만 있지 않았다. 기어코 추가골을 터트리며 완벽하게 경기의 흐름을 가져갔다.

그 주인공이 바로 이동국이었다. 전북은 후반 37분 레오나르도가 왼쪽 측면으로 침투해 먼 포스트로 길게 올린 크로스를 이동국이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 대전의 골망을 갈랐다.
이동국은 이름이 바뀐 K리그 클래식 첫 경기서 첫 골을 발리슛으로 만들어 냈다. 가히 '발리슛의 달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강력하고 자신감 있는 슈팅이었다.
K리그 클래식서 발리슛은 이동국의 전유물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서도 그는 "나에 대한 불만이 많기도 했지만 사람들이 발리슛만큼은 인정했다"고 말할 정도. 특히 이동국의 발리슛은 중요한 순간 터져 나왔다. 그는 2004년 발리슛을 통해 세계 최고 골키퍼였던 올리버 칸(독일)을 무너 트렸다. 그리고 발리슛으로 2005년 쿠웨이트, 2010년 코트디부아르도 격침시켰다.
이동국에게 발리슛은 특별하다. 시즌을 앞둔 그에게 일부러 발리슛을 시도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웃음으로 대답한 바 있다. 하지만 스트라이커로서 확신을 가지고 시도해야하는 발리슛은 쉬운 공격이 아니다. 그만큼 어려운 슈팅이기도 하다.
발리슛 대장이 된 만큼 이동국도 올 시즌에는 더 향상된 축구를 선보이겠다는 다짐을 했다. 어시스트가 필요하다고 하면 어시스트 숫자를 늘렸고 수비 가담이 부족하면 수비에 적극적으로 임했다. 이동국의 새로운 다짐은 바로 아름다운 축구다.
이동국은 K리그 클래식을 앞두고 "올 시즌은 전북의 '닥공(닥치고 공격)'을 통한 아름다운 축구를 선보이겠다. 선수들 뿐만 아니라 팬들도 즐겁고 환상적이라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동국의 발리슛은 '아름다운 축구'를 위한 다짐으로 증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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