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유나이티드가 첫 판부터 아쉬움을 남겼지만 '샛별' 이석현(23)의 가능성에 활짝 웃었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지난 3일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개막전이었던 경남 FC와 홈경기서 0-0으로 비겼다.
실로 기대가 모아졌던 경기였다. 1만 5622명의 팬들이 동계 전지훈련에 흘렸던 구슬땀의 결실을 확인하기 위해 인천 안방을 수놓았다. 지난 시즌 간발의 차로 그룹A 진출에 실패한 뒤 19경기 무패행진(12승 7무)의 기적을 일궜던 인천. 더욱이 상대는 지난 시즌 시도민구단 중 유일하게 그룹 A진출과 FA컵 준우승을 차지했던 경남 FC였다.

하지만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다. 지난 시즌 가장 큰 골칫거리였던 결정력 부족이 시즌 첫 판부터 고개를 내밀었다. 뒷선에서부터 미드필드 진영까지의 빌드업 과정은 합격점을 받기에 충분했지만 최전방에서 방점을 찍는 것은 못내 아쉬움을 남겼다.
인천은 이날 총 11개의 슈팅을 때려 5개를 골문 안으로 보냈지만 끝내 경남의 골망을 열지 못했다. 크로스의 세밀함은 떨어졌고, 골키퍼와 1대1 찬스에서 날린 회심의 슈팅조차 번번이 골대를 외면했다.
김봉길 인천 감독도 "결정력 부족으로 승리하지 못했다. 득점 찬스에서 결정을 짓지 못한 것이 아쉽다"면서 "한교원과 남준재의 빠른 스피드를 이용해 측면을 공략한 뒤 디오고 설기현의 마무리를 기대했는데 전반에 찬스가 났을 때 골을 넣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경기를 주도하고도 골망을 출렁이지 못했기에 두고두고 아쉬울 법한 인천이었다.
하지만 김 감독은 도리어 밝은 미소를 지었다. 프로 무대에 첫 발을 내딛은 신인이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기 때문이다. '인천의 이니에스타'를 꿈꾸는 슈퍼루키 이석현의 이야기다.
인천은 선문대에서 에이스 노릇을 하던 이석현을 올 시즌 자유계약으로 영입했다. 코칭스태프의 칭찬이 연일 마르지 않을 정도로 가진 재능은 충분했다. 그리고 그 작은 별은 개막전부터 가장 빛난 별이 됐다.
수비수를 달고 다니면서도 깔끔한 볼터치와 패스, 위협적인 슈팅에 뛰어난 수비 능력까지 두루 지닌 공격형 미드필더. 현대 축구에 반드시 필요한 멀티 플레이어다.
전반 30분 김남일의 전진 패스를 받아 페널티 박스 안에서 지체없이 오른발로 감아차는 슈팅은 흡사 이니에스타를 떠올리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비록 골대를 때리며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지만 경남의 간담을 서늘케 하기에 충분한 장면이었다.
김 감독도 "이석현은 전지훈련을 통해 충분히 기량을 점검했다. 신인이지만 대범한 선수"라며 "첫 경기서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했다"고 엄지를 치켜들었다.
떨릴 법한 첫 판부터 신인왕 후보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활약을 펼친 이석현이 인천의 보물로 떠오를 수 있을지, 그의 발끝에 시선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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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현-김봉길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