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정규리그 일정 가운데 이제 한 경기를 치렀을 뿐. 누구든, 또 무엇이든 속단할 수는 없다. 그러나 만만찮은 상대였던 수원 삼성을 상대로 프로 데뷔골을 쏘아올린 성남 일화의 어린 공격수 황의조(21)는 분명 눈에 띄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지난 3일 성남의 안익수 감독은 수원전 선발 라인업을 발표하며 유일한 23세 이하 선수로 성남 유스 출신의 황의조를 포함시켰다. 어김 없이 이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는데 안 감독은 “나이는 23세 이하 선수지만 활약도는 아마 23세 이상일 것”이라면서 선발 엔트리 포함이 당연하다는 듯 믿음을 과시했다.
그리고 황의조는 기다렸다는 듯이 이날 전반 22분 문전 혼전 상황에서 임팩트 있는 슈팅으로 수원의 골망을 갈랐다. 팀은 개막전에서 1-2로 패하며 지난 시즌부터 이어져 온 홈경기 무승 기록은 14경(5무9패)을 늘렸지만 황의조의 분명 신선했다.

또 골만이 전부는 아니었다. 비록 추가골로 연결되지는 못했지만 후반 초반에는 신인답지 않은 간결하고 정확한 슈팅으로 수원 정성룡 골키퍼의 간담을 연이어 서늘케 했다. 본부석 위쪽에 모여있던 성남 서포터스들조차 안타까운 탄식이 2분 사이 크게 이어졌을 만큼 위협적인 플레이였다. 특히 후반 7분 뒤에서 한 방에 넘어온 패스를 슈팅하기 좋게 정확히 컨트롤, 발아래 잡아놓은 장면은 깊은 인상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사실 신인이라는 점에서 아직 이름은 낯설지만 황의조는 올 시즌 안익수 감독이 준비한 최고의 비밀병기 중 하나다. 안 감독의 신뢰가 워낙 높다 보니 팀 내에서는 ‘안의조’라 불리기도 한다. 그 만큼 안익수의 황태자가 황의조였다.
역시나 안 감독은 경기 후 황의조에 대해 "신인선수로 젊지만 열정적인 선수다. 항상 변화를 통해 발전하려는 마인드를 갖췄고 도약의 가능성 보여준 선수"라는 말로 애정을 표했다.
홍철처럼 스타급 프랜차이즈 스타를 적잖이 떠나보냈던 성남 구단 입장에서도 황의조의 활약은 반갑다. 특히 황의조는 풍생중과 풍생고를 나온 팀 유스 출신이라는 점에서 의미는 남다르다. 안익수 감독 아래서 3개월간의 힘든 훈련을 마치고 이제 막 비상을 시작한 성남의 루키 황의조가 올 시즌 어떤 활약상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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