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 박기혁, “경기체력 상승 급선무”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3.04 14: 30

“러닝 등 일반적인 훈련은 크게 문제가 없어요. 다만 실전 감각과 경기 체력이 좀 떨어져서 그 부분을 올릴 예정입니다”.
2008년도 골든글러브 수상자. 4년 전 제2회 WBC 주전 유격수. 그러나 2010시즌 잇단 부상으로 쓰러지며 결국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한 채 공익근무로 병역 의무를 소화했다. 롯데 자이언츠의 유격수 박기혁(32)이 2013시즌 화려한 복귀를 꿈꾼다.
2000년 롯데에 입단한 뒤 2003시즌부터 본격적으로 100경기 이상 1군 출장 기회를 잡던 박기혁은 2008시즌 113경기 2할9푼1리 1홈런 36타점 16도루를 기록하며 롯데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끄는 동시에 생애 첫 골든글러브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후 2009년 3월 WBC에서는 부상 낙마한 유격수 박진만(당시 삼성, SK)을 대신해 주전 유격수로서 안정된 수비로 한국의 준우승에 공헌했다.

병역 특례가 없었으나 미필자로서 WBC에 공헌한 것이 있는 만큼 추신수(신시내티), 최정(SK) 등 미필 합류 선수들처럼 이듬해 광저우 아시안게임 승선이 유력시되던 박기혁이었다. 부상이 없다면 순조롭게 대표팀에 오를 수 있었으나 결국 박기혁은 2010년 잇단 다리 부상에 발목잡히며 승선의 명분마저 잃고 말았다.
2년 간의 공익근무 후 소집해제와 함께 팀에 합류한 박기혁은 그동안 사이판-가고시마 전지훈련에서 몸 만들기 및 실전 감각 고양에 힘썼다. 실전 공백이 있다보니 그만큼 체력 유지와 이미지 트레이닝이 중요했는데 박기혁은 그 부분에 있어서 뒤떨어지지 않았음을 자신했다.
“안에서는 안 보이다가 밖에서 보면 ‘이거다’하고 보이는 것이 있다고 하잖아요. 밖에서 야구를 보니 그동안 간과했던 것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미지 트레이닝도 그만큼 잘 되었고. 체력적인 부분을 좀 더 보완하면 순조롭게 적응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기혁에게 체력 보완이 필요한 부분은 무엇일까. 바로 기본 체력이 아니라 경기 체력이었다. 타격 시 공을 기다리며 수싸움을 하거나 수비 시 타구를 주시하며 타구 방향과 주자의 진루 동선을 미리 파악하는 집중력 소모도까지 감안하면 야구는 다른 스포츠 못지 않게 체력 소모도를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을 갖고 있다. 자신이 종사하는 일에 있어 스트레스로 인해 과중된 피로로 더 큰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그냥 러닝하고 기본 훈련하는 것은 큰 문제가 없어요. 다만 실전 투입 때 수비 포메이션에 맞춰 타구를 기다리고 수싸움에 더욱 힘을 기울이는 경기 체력 부분이 조금 부족하다고 할까요. 그 부분을 빨리 지금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가 공익근무 2년을 보내는 동안 2년 후배 문규현이 주전 유격수로 출장했다. 좋은 모습도 자주 보여줬으나 아직 확실한 임팩트를 보여주며 자리를 굳힌 것은 아니다. 김시진 감독도 현재 박기혁과 문규현의 유격수 포지션 경쟁을 지켜보고 있다. 박기혁은 문규현을 장난스레 흘겨 보면서 “마, 좀 잘 좀 하지. 틈을 보여서 나랑 경쟁하면 어쩌냐”라고 웃었다.
“좋은 경쟁을 펼쳐야지요. 시즌 중 번갈아 나가더라도 가장 우선시되어야 하는 것은 개인이 아니라 팀입니다. 뭐, 다리는 제가 더 빠르니까요.(웃음) 시범경기를 계속 해 나가면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고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2013년이 박기혁에게 중요한 이유는 또 하나 있다. 박기혁은 올 시즌을 마치면 FA 시장에 나선다. 그러나 병역 공백으로 인해 의문 부호도 많은 FA 선수. 그만큼 적당히 1군 연착륙하는 정도로는 박기혁의 야구 인생에 있어서도 아쉬움이 남을 것이다. 박기혁은 큰 욕심보다는 100경기 이상 출장하며 존재 가치를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쉽지는 않겠지만 100경기 이상 1군에서 좋은 활약을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무조건 100경기는 넘기고자 합니다. 대구상고(현 대구 상원고) 시절 동기들인 용덕한, 강영식도 팀에 있고 권영호 수석코치님께서는 제 고교 은사세요. 분위기도 좋고 정말 편안한 환경도 조성되었으니 잘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5년 전 공익근무 공백을 무색케 한 조성환의 재래를 꿈꾸는 박기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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