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PN도 불펜 가능성 제기, 류현진 선발 경쟁 압박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3.04 11: 48

서서히 압박이 들어온다. 
LA 다저스의 류현진(26)의 불펜행 가능성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이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간) 류현진의 불펜행 가능성을 제기한 가운데 유력 매체 'ESPN'에서도 4일 매팅리 감독의 말을 빌어 '류현진은 선발 경쟁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제목하에 같은 논조로 류현진의 불펜행 가능성을 보도했다. 
ESPN은 '다저스가 지난 겨울6 000만 달러를 들여 한국의 좌완 투수 류현진과 계약할 때에는 그를 선발투수로 쓸 의도였을 것이다. 구원투수로 쓰기 위해 그 정도 돈을 쓰지는 않는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매팅리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도 류현진의 역할에 대해 확실히 정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다저스는 8명의 선발투수들이 경쟁을 통해 다섯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사이영상 수상자 클레이튼 커쇼와 잭 그레인키가 두 자리를 예약하고 있다'며 '매팅리 감독은 조쉬 베켓, 애런 하랑, 테드 릴리를 구원투수로 적합하지 않다고 본다. 류현진은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구원으로 던진 경험이 있다'고 전했다. 
유력한 3선발 후보 베켓은 통산 307경기중 304경기를 선발등판했고, 하랑도 299경기 중 293경기를 선발로 나왔다. 릴리도 351경기 중 326경기가 선발등판. 매팅리 감독이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크리스 카푸아노도 214경기 중 189경기, 채드 빌링슬리도 217경기 중 188경기를 선발로 던졌다. 대부분 선발로 오랜 기간 뛰었고, 갑작스럽게 불펜으로 전환하는 게 쉽지 않다. 
물론 류현진도 한국프로야구 통산 190경기 중에서 181경기를 선발로 나왔다. 하지만 그건 한국프로야구지 메이저리그 기록이 아니다. 류현진이 선발 경쟁을 펼치고 있는 베켓·빌링슬리·하랑·카푸아노·릴리는 모두 4시즌 이상 메이저리그에서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둔 검증된 선발투수들이다. 류현진이 이들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남은 시범경기에서 강력한 피칭으로 확실한 인상을 심어줘야 한다. 
매팅리 감독은 "우리는 선발 자리 경쟁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고 그 중 몇 가지만 말했을 뿐"이라며 "류현진도 스스로 미래를 만들어가야 하고, 우리는 그가 어떻게 할지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남은 시범경기에서도 계속 경쟁시키겠다는 뜻이다. 
류현진으로서는 어쩔 수 없이 이겨내야 할 과제다. 그는 메이저리그에서는 아무 것도 보여준 게 없는 미지의 신인이다. 구단이든 언론이든 주위에서 확신을 갖기 어렵다. 아무리 시범경기라도 강한 인상을 심어주지 않으면 안 된다. 그를 대체할 수 있는 선발 자원이 풍부하고, 다저스가 우승을 노리는 팀으로 돈 쓰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팀이라는 점에서 류현진도 이제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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