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직넘버 -1' SK 문경은, KBL이 키웠다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3.03.04 13: 11

드디어 한 경기만 남았다. 지난 3일 인천에서 전자랜드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SK는 40승(8패) 고지에 오르며 정규리그 자력 우승을 위한 매직넘버를 1로 줄였다. 일단 SK는 오는 7일 모비스와 원정경기서 승리할 경우 팀 창단 최초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다. 그동안 정규리그 2위(1999-20000시즌, 2001-2002시즌)가 팀 최고 성적이었다.
물론 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모비스는 앞서 5일 창원 LG와 원정경기를 치른다. 만약 모비스가 LG에 패한다면 SK는 숙소에서 우승 샴페인을 터트릴 수 있다.
자력우승을 눈 앞에 둔 문경은 감독은 절대 흔들리지 않았다. 지난달 KGC에 패하면서 연승행진과 함께 정규리그 우승이 계획대로 되지 않은 문 감독은 일단 KBL 선배 감독들에게 고마움을 드러냈다. 말 그대로 KBL이 키운 감독이라는 말이다.

지난 시즌 감독대행으로 지휘봉을 잡은 문경은 감독에 대해 SK 구단은 믿음을 줬다. 열심히 노력했지만 부상 등으로 인해 뜻하지 않은 결과를 얻었지만 신임했다. 신임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한 것은 바로 KBL 감독들이다. 그 중 KT 전창진 감독과 KGC 이상범 감독은 자신의 일처럼 문 감독에게 여러 가지 조언을 해줬다.
문경은 감독은 "전창진 감독님과 이상범 감독님께서는 하루를 멀다하고 연락을 주셨다"면서 "경기에서 패하면 패한대로, 승리하면 승리한대로 잘한 점에 대해서는 칭찬해 주시고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지적해 주셨다. 정말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으면서 많은 공부가 됐다"고 말했다.
코치 생활을 길게 하지 않은 문경은 감독에 비해 전 감독과 이 감독은 모두 고난의 길을 걸었다. 그러나 두 감독은 모두 KBL 정상에 오르면서 자신의 입지를 확실하게 굳혔다. 그에 반해 후배인 문경은 감독이 어설프게 시즌을 보내자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수비가 안돼 경기를 패했을 때는 따끔하게 혼냈고 철저한 조직력을 다지라고 조언했다. 경쟁자로 생각했다면 이뤄질 수 없던 일이다. 하지만 전창진 감독과 이상범 감독 그리고 KBL 선배 감독들은 최고 스타 플레이어 출신인 문경은 감독이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은 조언을 했다.
문경은 감독은 "정말 자신의 일처럼 도와주셨다. 위에서 직접적으로 말씀드린 감독들 뿐만 아니라 모든 감독님들께서 경기장에 만났을 때도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해주셨다. 그런 조언들은 모두 수첩에 적고 다시 되새겼다. 정말 모든 분들이 고마운 분들이다"고 말했다.
선배들이 후배에게 말하는 것은 당연할 수 있다. 하지만 애정을 쏟기는 쉽지 않다. 이유는 간단하다. 농구판의 판세를 키우기 위해서는 스타 플레이어 출신이 잘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물론 조언을 한 감독들도 올 시즌에는 머리가 아프다. 하지만 마음이 아프기만 한 것은 아니다. 문 감독이 쑥쑥 자라는 것을 보면 선수들 뿐만 아니라 초보감독으로서 노력하는 모습을 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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