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석 감독 "나이 들었지만 더 재밌는 영화 만들고파" [인터뷰]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3.03.04 16: 41

한국영화계를 곰곰이 돌이켜보면 관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영화에는 어김없이 강우석 감독이 있다. 영화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부터 '투캅스' 시리즈, '공공의 적' 시리즈까지 80년대와 90년대, 그리고 2000년대를 강우석 감독은 아우르고 있다.
게다가 충무로 첫 천만영화 탄생도 강우석 감독의 손에서 나왔다. 영화 '도둑들', '광해:왕이 된 남자', '7번방의 선물' 등 2년 사이 무려 세 편의 천만영화가 탄생한 가운데 그 시초에는 많은 이들의 눈시울을 자극했던 영화 '실미도'가 있는 것.
이처럼 한국영화계의 산 증인, 강우석 감독이 그의 19번째 작품을 들고 우리 곁을 찾아왔다. 그것도 그의 주특기라 할 수 있는 웃음과 액션이 버무러진, 진한 남자냄새나는 영화 '전설의 주먹'을 들고 말이다.

최근 충무로에 위치한 시네마서비스에서 OSEN과 만난 강우석 감독은 19번째 영화 개봉을 앞둔 소감을 묻자 나이가 들었지만 더 재밌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며 이번 영화 촬영은 정말 즐거웠단다.
"영화를 오래 했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그것과는 무관하게 시간을 흘려보낸만큼 관객과 더 소통할 수 있는 영화를 하고 싶었어요. 나이가 들었지만 더 재밌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죠. 나이에 맞지 않게 말이에요(웃음)."
'전설의 주먹'은 학창시절을 주름잡던 전설의 파이터들이 전국적인 신드롬을 불러일으키는 화제의 리얼 TV 쇼를 통해 최고를 가린다는 내용의 휴먼 액션 영화.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기도 하다. 강우석 감독은 이미 한 차례 웹툰을 영화화한 바 있다. 바로 '이끼'. 또다시 웹툰을 선택한 이유라도 있을까.
"웹툰은 어린 세대들도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요. 그리고 특히 이번 '전설의 주먹'은 제목만 보고 빨려들어가서 꼭 영화화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영화를 찍으면서 좋은 제목을 만나기가 사실 힘들어요. 그런데 이 제목은 올드(OLD)하지 않고 어른들의 향수도 자극하고요. 그리고 엄마와 딸이 봐도, 아버지와 아들이 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학창시절을 주름잡던 전설의 파이터들을 다룬 영화다 보니 촬영 현장에는 항상 부상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실제 배우 유준상의 십자인대 파열은 많은 이들에게 알려진 바. 강우석 감독은 부상위험 때문에 영화 촬영이 힘들었다며 배우들에게 진심어린 감사의 뜻을 표했다.
"부상위험 때문에 힘들었죠. 그림을 살리는 건 좋은데 배우들이 직접 부딪혀야 했거든요. 스턴트맨을 쓸 수가 없었어요. 표정이 보여야 되는거라 클로즈업이 많았거든요. 카메라가 다가가니까 꼼짝 못하고 배우들이 직접 액션을 했어요. 정말 배우들한테 고맙죠. 나이들도 있는데(웃음)."
'전설의 주먹'은 캐스팅도 화려하다. 배우 황정민을 시작으로 유준상, 윤제문 그리고 이요원까지. 특히 이요원은 그 동안의 단아한 이미지를 벗고 거칠고 드센 여자로 변신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배우들에 대한 한마디를 부탁하자 강우석 감독은 칭찬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황정민은 좋은 배우에요. 입체감이 있고 속에 있는 광기 같은 것이 정말 좋죠. 그리고 평범하게 생긴 얼굴이라 연기를 잘하면 더 돋보이게 돼있어요. 얼굴이 친근하잖아요. 얼굴이 옆집아저씨 같은 그런 사람이 롱런하죠. 감정적인 부분들도 좋고요. 같이 하고 싶었던 배우인데 흔쾌히 다가와서 정말 좋아요. 이요원은 예쁜 여배우가 아니라 배우에 대한 갈증이 있었던 것 같아요. 우아하고 단아함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욕구가 있었어요. 정말 잘해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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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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