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은 배워야 할 게 많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이 다시 한 번 류현진(26)의 불펜행 가능성을 제기하며 아직 메이저리그에서 배워야 할 게 많다고 지적했다.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간)에 4일까지 이틀 연속 다저스 홈페이지에서 불펜행 가능성을 거론했다는 점에서 류현진으로서는 탐탁지 않다.
'류현진은 한국으로부터 과도기에서 많은 것을 배워야 한다'는 제목하에 기사는 '류현진은 새로운 문화와 공인구에 적응해야 하며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알아야 한다'는 내용으로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적응을 거듭 강조했다. 지난 2일 LA 에인절스전에서 선발로 나와 첫 피홈런 포함 2이닝 4피안타 1볼넷 3탈삼진 2실점으로 다소 고전한 투구내용 탓이었다.

기사를 쓴 라일 스펜서 기자는 "실밥이 다르고, 공도 미끄럽다"는 류현진의 멘트를 실어 메이저리그 공인구 적응을 거론했다. 류현진은 "내가 할 수 있는 한 빠르게 적응하려 한다"고 했지만 스펜서 기자는 '류현진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93~94마일 패스트볼을 던졌지만 지금은 80마일대 후반이다. 그래서 몸쪽 승부가 편치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직 류현진이 공인구에 적응하지 못했고, 자신의 공을 100% 뿌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류현진을 직접 상대한 에인절스 감독과 선수들의 이야기도 나왔다. 마이크 소시아 감독은 "류현진은 패스트볼을 보완할 수 있는 좋은 체인지업을 가졌다. 우리팀 타자들이 속을 만큼 좋은 좋은 재능을 가졌다"라면서도 "하지만 메이저리그 투수라면 그보다 더 많은 걸 보여줘야 한다. 90~100구를 던졌을 때 어떠할지, 33경기를 선발로 나올 수 있을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류현진과 첫 타석 승부에서 볼넷을 골라낸 마이크 트라웃은 "나는 체인지업만 많이 봤다"며 패스트볼-체인지업 외에는 다른 공을 못봤다고 했다. 'MLB닷컴'은 '두 타자를 상대한 후 류현진은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이번 스프링캠프를 통틀어 첫 슬라이더를 조쉬 해밀턴에게 던져 홈런을 맞았다'라는 점도 강조시켰다. 패스트볼-체인지업을 뒷받침할 서드 피치의 중요성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이어 '다저스는 류현진이 선발로 던지길 원하지만, 그들에게는 많은 옵션이 있다. 클레이큰 커쇼, 잭 그레인키, 조쉬 베켓 그리고 채드 빌링슬리가 건강하다면 선발진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 크리스 카푸아노, 테드 릴리, 애런 하랑도 검증된 투수들'이라며 쟁쟁한 경쟁자들에 비해 류현진의 경쟁력을 낮게 봤다.
'한국은 6일 간격으로 던지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5일 간격으로 던져야 한다'는 점도 상기시킨 스펜서 기자는 '류현진은 불펜에서 시즌을 시작할 수 있다. 그렇다면 중간 투수로 던질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들어 적응해가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불펜행 전망과 부정적인 평가는 결국 류현진 스스로 극복해내야 한다. 이제 30경기 남은 시범경기에서 실력으로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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