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을 담은 필살의 11구였다. 역시 태극 끝판왕 오승환(31. 삼성)이었다. 국민타자 이승엽(36)이 시작이었다면 오승환은 끝이었다.
한국은 4일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탈야구장에서 열린 WBC B조 호주와의 예선리그에서 송승준에서 오승환에 이르는 완벽한 계투와 타선의 집중력을 앞세워 6-0 완승을 거두었다. 오승환은 9회 압권의 퍼펙트 투구로 끝판왕의 위력을 과시했다.
9회말 스코어는 6-0의 넉넉한 점수. 그러나 오승환은 1-0으로 앞선 가운데 나온 소방수 같았다. 첫 타자 존스 데이비스를 상대로 초구부터 돌직구를 던져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2구째도 거침없는 직구로 던져 파울을 유도했다. 그러나 5구까지 빠른 직구를 던졌지만 모두 볼. 위험한 풀카운트에서도 높은 코스로 직구를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오승환의 돌직구는 멈추지 않았다. 다음 타자 T 캐널리를 상대해서도 초구에도 빠른 직구였다. 그러나 다음 투구는 살짝 변화를 주었다. 직구가 아닌 높은 슬라이더를 슬쩍 집어넣었고 직구로 알고 내민 캐널리의 방망이가 막히면서 3루 땅볼. 지능적인 투구였다.
마지막 타자 대타 애덤슨은 돌직구 3구 삼진 사냥감이었다. 초구 몸쪽 직구를 찔러넣어 헛스윙을 유도했다. 2구째도 직구를 넣자 애덤슨은 빤히 쳐다보았고 주심은 스트라이크 판정을 했다. 벼랑끝에 몰아넣은 오승환은 작심한 듯 3구째도 강력한 직구였고 애뎜슨은 힘없는 스윙으로 물러났다.
오승환은 지난 2일 네뎔란드 전에서 0-5로 뒤진 8회말 1사 2,3루에 등판해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두 경기 모두 세이브와 전혀 관계없는 등판이었다. 류중일 감독은 동률 경기가 나왔을 경우에 실점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강의 소방수를 내놓았고 오승환의 혼을 담은 투구로 틀어막았다. 끝판대장 오승환의 완벽 투구가 기적의 2라운드행에 희망의 등불을 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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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중(대만)=지형준 기자,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