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세 팀 동률시 한국, 도쿄행 여부 결정시기는?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03.05 06: 32

야구를 두고 9회말 2아웃부터라고 하지만 이번에는 아니다.
한국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라운드 진출 여부는 대만전 8회에 결정될 확률이 높다. 5일 열리는 B조 마지막 두 경기에서 네덜란드가 호주를 꺾고 한국이 대만을 이기면 한국·대만·네덜란드 세 팀은 나란히 2승 1패로 승률이 같아진다.
WBC 규정상 세 팀이 동률일 경우, 세 팀간의 TQB(Team Quality Balance: 득점/공격이닝-실점/수비이닝)로 2라운드에 진출하는 두 팀을 가린다. 한국이 네덜란드에 0-5로 패한 반면, 대만이 네덜란드에 8-3으로 이겼기 때문에 3국이 동률이 되면 네덜란드는 최소한 2위를 확보하고 남은 한 자리는 한국-대만전 스코어에 따라 결정된다.

한국이 대만전 후공이라 세 팀간 공방을 따질 때 모두 17이닝이 돼 이닝수는 따질 필요가 없어졌고 한국은 대만에 6점차 이상으로 이기면 무조건 2라운드에 오른다. 만약 5점차로 이기면 득실점차가 모두 같아 상대 자책 득점 및 자책 실점을 갖고 TQB처럼 계산한다.
이 경우 현재 자책점에 의한 득실 비교에서 네덜란드와 대만은 +2, 한국은 -4이지만 한국이 대만에 4자책점 이상을 안기면 한국이 대만을 제치고 2라운드에 오르게 된다. 대만의 자책점이 3점이 되면 또 타이가 돼 팀 타율을 따진 다음 이마저 같으면 동전 던지기를 한다. 어쨌든 5점차로 이겨도 2라운드행이 가능하다는 결론이다.
하지만 한국이 대만에 5점차 이상으로 달아날 수 있는 기회는 8회까지다. 4점차 이하로 8회를 마치면 그대로 한국의 2라운드 가능성은 닫히고 만다. 9회초 대만이 동점을 만들어 경기가 9회말까지 진행되더라도 한국은 최대 4점차(만루홈런)인 끝내기 승리 외에는 이길 방법이 없어 5점 이상 차이를 만들 수 없다.  
그만큼 지금까지의 야구상식이 통용되지 않는 경기 운용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양 팀 모두 한 점의 득실이 중요한데 대만은 최악의 경우를 피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희생번트 등을 지시할 것이다. 또한 실점을 막으려고 마운드에 투입할 수 있는 모든 투수를 쓸 가능성도 높다. 대만은 패하더라도 실점을 최소화하는 게 목표가 될 것이며 한국은 단순한 승리가 아닌 대승을 바라봐야만 하는 처지인 것이다.
양 팀 모두 상황 분석은 예전에 끝났다. 때문에 한국이 원하는 대로 대만에 5점차 이상으로 승리할 확률이 높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나마 희망적인 부분이 있다면 지난 4일 호주전에서 클린업 트리오를 중심으로 그토록 터지지 않았던 타선이 살아날 기미를 보였다는 점이다.
한국은 전지훈련부터 타자들의 타격 컨디션 저하로 졸전을 거듭하다가 호주를 상대로 11안타 6득점했다. 이중 이승엽·이대호·김현수의 클린업 트리오가 7안타 4타점을 합작했다. 또한 1번 타자 이용규도 5번의 타석에서 안타 2개와 볼넷 2개로 4번 출루, 네덜란드전에서 볼넷 2개로 출루했던 상승세를 이어갔다.
마운드도 선발투수로 나오는 장원준이 잘 버티면 대만의 타격도 최대한 잠재울 수 있다. 장원준은 대표팀 연습경기 때에도 2경기에 등판해 총 5⅓이닝 6피안타 무사사구 7탈심 무실점으로 쾌조의 컨디션을 보였다. 장원준이 호투하고 호주전처럼 박희수·노경은·정대현·오승환 불펜진이 철통방어에 나서야 한다.
네덜란드가 호주를 꺾을 경우 최악의 궁지에 몰리는 한국이 8회까지 2라운드 진출을 위한 다득점·최소 실점 공식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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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중(대만) =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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