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소방수는 박희수, 재활조는 일단 배제”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3.05 06: 57

SK의 2013년판 퍼즐이 서서히 맞춰지고 있다. 전지훈련을 마무리한 이만수(55) SK 감독이 올 시즌 구상의 밑그림을 드러냈다.
플로리다와 오키나와를 거치며 전력 담금질에 힘쓴 SK는 전지훈련 일정을 모두 마치고 5일 귀국한다. 이만수 감독은 “전지훈련에서 몇몇 성과가 있었다. 신예 선수들의 성장, 과감한 베이스러닝의 향상이 고무적이었다. 작년보다 훈련량이 많았는데도 큰 부상자 없이 캠프를 끝낸 것 또한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밝은 표정을 지었다.
당초 이 감독은 “오키나와 캠프가 끝나면 올해 퍼즐이 30% 정도는 맞춰질 것”이라며 한국을 떠났다. 지금까지의 과정은 순조롭다는 것이 이 감독의 생각이다. 이 감독은 5일 귀국 전 “30% 이상은 맞춰지지 않았겠나”라고 미소 지었다. 대략적인 밑그림도 밝혔다. 골자는 박희수의 마무리 전환, 그리고 캠프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던 선수들에게 우선적으로 기회를 주는 것, 그리고 재활조는 일단 전력 구상에서 제외하는 것이다.

SK는 지난해 팀의 뒷문을 지키며 30세이브를 기록했던 정우람이 군 입대로 이탈했다. 이에 이 감독은 예상대로 유력한 후보였던 박희수의 마무리 전환을 시사했다. 팀 내 불펜 투수 중 가장 믿을 만한 구위를 가진 박희수를 끝자락에 배치하며 나머지 퍼즐을 맞추기로 한 것이다. 이 감독은 “선수에게도 올해 마무리로 뛸 준비를 하라고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선발 로테이션의 윤곽도 어느 정도 드러났다. 지난해 팀 에이스였던 윤희상을 비롯, 크리스 세든과 조조 레이예스라는 두 명의 외국인 투수, 캠프에서 성장세가 돋보였던 문승원과 여건욱까지 5명이 유력한 후보다. 여기에 연습경기에서 비교적 좋은 컨디션을 선보였던 신승현, 지각 합류에도 불구하고 위력적인 구위를 선보인 채병룡까지 7명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시범경기까지 이어지는 경쟁에서 탈락하는 선수는 불펜으로 이동시킨다는 것이 이 감독의 생각이다.
타선에서도 오키나와 캠프 야수 MVP에 선정된 이명기와 한동민, 급격한 성장세를 보인 박승욱 조성우 등 젊은 선수들에게 충분한 기회를 줘 기존 선수들과 경쟁시킬 심산이다. 이들은 오키나와에서 가진 연습경기에서 뛰어난 성적을 내며 올 시즌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설사 고참 선수들을 밀어내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선수층을 보강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한편 재활에 전념하고 있는 선수들은 전력구상에서 일단 지우기로 했다. 현재 SK에는 박경완 엄정욱 박정배 이재원 김광현 등 올 시즌 기대를 모으는 핵심 선수들이 재활 중이다. 이 감독은 “이들은 전력 구상에서 빼놨다. 언제쯤 정상적으로 돌아올지 아직은 알 수 없다”라고 말했다. 복귀에 변수가 많은 상황에서 이들의 자리를 비워놓고 계속 기다릴 수는 없다는 것이다. 다만 “정상적으로 돌아와 준다면 감독으로서 고마운 일이다. 그때 다시 생각하겠다”며 여지는 열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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