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이재우, 5선발 경쟁 ‘태풍의 눈’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3.05 07: 21

“팔꿈치 수술을 했던 만큼 연투보다는 휴식의 시간을 주는 것이 낫다고 본다. 한계 투구수를 높이고 몸을 만든다면 이재우가 5선발이 될 것이다”.
베테랑의 복귀 프로젝트는 시즌 개막 후에도 이뤄질 예정이다. 김진욱 두산 베어스 감독이 두 번의 팔꿈치 수술 후 전지훈련에서 순조롭게 제 페이스를 올린 이재우(33)의 5선발 합류 가능성을 밝혔다.
김 감독은 일본 미야자키 전지훈련 막판 아직 경쟁 중인 5선발 자리에 대해 “유망주들이 아직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가운데 김상현(33)과 이재우의 5선발 합류 가능성도 높다”라며 “특히 이재우가 순조롭게 5선발 자리에 가세한다면 팀에 가장 좋은 시나리오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비췄다.

탐라대 시절까지 내야수로 뛰다 발목 골절상으로 인해 중퇴 후 2000년 두산에 신고선수로 입단했던 이재우는 묵직한 구위를 인정받아 2001년 정식 선수가 되었다. 2004년 33경기 6승 3패 평균자책점 4.43으로 가능성을 비추기 시작한 이재우는 이듬해 76경기 7승 5패 1세이브 28홀드(1위) 평균자책점 1.72를 기록하며 최약체 평가를 받던 팀의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기여하는 동시에 생애 처음으로 타이틀 홀더가 되었다.
공익근무를 마치고 돌아온 2008년에도 이재우는 65경기 11승 3패 2세이브 17홀드 평균자책점 1.55로 대단한 위력을 비췄다. 2010시즌 초반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하기까지 이재우는 선발-계투를 오가며 투수진에서 종횡무진하던 그야말로 팀에 없어서는 안 될 투수였다. 그러나 팔꿈치 부상으로 인해 2010년과 2011년 잇달아 수술대에 오르며 팬들 앞 자취를 감추고 있었다.
2012시즌 막판 3경기 2⅔이닝 무실점으로 감을 잡아갔던 이재우는 현재 전지훈련 중인 투수들 중 가장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는 투수 중 한 명이다. 예전의 묵직한 볼 끝과 예리한 포크볼이 제 움직임을 찾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정재훈 전력분석원은 “80년생 투수들이 전체적으로 좋아 기대할 만 하다. 특히 이재우의 경우는 그동안 던지지 못했던 아쉬움이 있어서인지 의욕도 높다”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당초 전지훈련 시작 전에는 셋업맨 후보로 꼽혔으나 선수 본인도 선발로의 전향 가능성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부상 이전부터 이재우는 연투 부담이 큰 계투보다는 로테이션을 지킬 수 있는 선발로서 활약을 기대했다. 부상 이전 제대로 된 마지막 경기였던 2010시즌 첫 경기에서 이재우는 SK를 상대로 선발 등판해 6이닝 1피안타 무실점 선발승을 거둔 바 있다.
“전지훈련 기간 동안 최고 구속은 145km가 나왔고 커브, 포크볼 다 수술 이전보다 더 좋은 수준이다. 사실 145km가 나온 것 자체도 고무적이다. 슬로스타터 스타일이라 그런지 오히려 부상 이전에는 전지훈련 최고 구속이 141km 정도였는데. 몸만 된다면 선발로도 뛰고 싶다. 그러나 지금은 크게 욕심내지 않을 예정이다. 아프지 않고 캐치볼하는 것 자체로도 기쁘고 차근차근 몸을 만들어 1군에 복귀하는 것이 우선이다”.
두산이 이재우를 선발감으로 은근히 기대하는 이유는 바로 직구와 변화구의 조화도가 좋기 때문이다. 계투 시절 이재우는 다양한 구종을 구사하는 가운데 직구와 포크볼을 적절하게 섞어던지는 투수였다. 지난해 홍상삼과 비슷한 투구 스타일을 보여줬던 동시에 제구 안정도는 좀 더 높았던 이재우다. 두산이 이재우의 선발 보직 복귀를 염두에 두는 이유다.
“아프지 않다는 자체가 정말 기쁘다. 이 행복을 시즌 중에 정말 제대로 느끼고 싶다”라며 재기를 노리는 이재우. 3년 만에 제대로 돌아온 이재우는 두산 투수진의 핵심 키워드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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