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경기 연속 결장. 두 달 여간 출전한 시간은 240여분. 현재 박주영(28, 셀타 비고)은 대표팀에서 제외될 수밖에 없는 상태다.
지난 4일 발표한 카타르와 월드컵 최종예선에 출전할 최강희호의 엔트리서 박주영의 이름은 찾을 수 없었다. 평소 "뽑을 공격수는 박주영과 이동국(전북), 김신욱(울산)밖에 없다"던 최강희 감독이 내린 결정이기에 놀라웠다. 하지만 최 감독은 박주영의 제외 이유에 대해 "특별한 건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박주영의 제외는 특별할 것이 없다. 박주영은 5일 세비야 원정에서 벤치를 지켰다. 3경기 연속 결장이다. 실전에 투입됐던 건 약 한 달 전인 지난달 10일 발렌시아전이다. 하지만 뛴 시간은 불과 5분여다. 최근 가장 많이 뛴 것은 지난달 6일 대표팀의 크로아티아와 친선경기서 뛴 45분이었다.

최근 두 달간 박주영은 소속팀에서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후반기가 시작한 1월부터 박주영이 그라운드를 누빈 시간은 불과 240분여다. 대표팀 경기까지 합해도 290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경기로 치면 3경기가 채 되지 않는다. 게다가 마지막으로 골맛을 본 건 지난해 11월 30일 2부리그 알메리아와 코파 델 레이(국왕컵) 경기였다.
득점감각은 물론 실전감각까지 걱정될 수밖에 없는 상태다. 만약 박주영이 아닌 다른 선수가 이와 같은 상황이었다면, 대표팀서 제외되는 것에 대해 어떠한 말도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대표팀의 공격진을 책임지던 박주영이기 때문에 박주영의 대표팀 제외가 이슈가 되는 것이다.
최 감독의 결정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이미 최 감독은 경기력과 관련되어 문제가 생기면 냉정한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적이 있다. 최 감독은 지난해 9월 이란과 월드컵 최종예선을 앞두고 이동국을 소집명단서 제외한 바 있다. 이유는 저하된 체력이었다. 경기력에 문제가 생길 여지가 있다면 얼마든지 결단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하지만 한 번의 제외가 영구적인 제외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이동국은 이란과 월드컵 최종예선서 제외됐지만, 이후 K리그 경기서 연일 득점포를 선보이며 다음 대표팀 소집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최 감독은 이번 박주영의 제외로 명확한 대표팀 선발 기준을 제시했다. 결코 대표팀은 소속팀을 위해 경기감각을 끌어 올리는 곳이 아니라, 소속팀에서의 활약이 있어야만 들어올 수 있는 곳이라는 인식을 강하게 심어줬다. 결국 박주영이 대표팀에 다시 이름을 올리기 위해서는 소속팀에서의 활약이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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