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클볼러' 미국 디키, WBC 멕시코전 선발 출격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3.05 08: 27

미국야구대표팀 '너클볼러' R.A 디키(39·토론토)가 201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멕시코전 선발 출격한다. 
WBC 공식 홈페이지는 5일(이하 한국시간) 조 토레 미국야구대표팀 감독의 말을 빌어 에이스 디키가 9일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리는 1라운드 D조 첫 경기 멕시코전에 선발등판하다고 보도했다. 지난 겨울 함께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이적한 디키는 같은 팀 포수 J.P 아렌시비아와 배터리로 호흡을 맞춘다. 
디키의 멕시코전 선발등판은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였다. 1라운드 첫 경기의 중요성은 두 말 할 나위 없다. 미국에 속해있는 D조에는 멕시코·캐나다·이탈리아가 있는데 그 중에도 가장 까다로운 전력을 갖춘 팀이 멕시코로 여겨진다. 미국은 첫 경기부터 에이스 디키를 앞세워 확실한 기선제압으로 착실하게 한 발짝씩 나아가겠다는 심산이다. 

테네시 대학 출신인 디키는 1996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18순위로 텍사스 레인저스에 지명돼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신체검사 결과 팔꿈치 인대가 없는 것이 밝혀져 계약금이 81만 달러에서 7만5000달러로 깎이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5년간 마이너리그 생활을 거친 뒤 2001년 9월 뒤늦게 빅리그에 데뷔한 그는 2003년부터 풀타임 빅리거로 자리를 잡았으나 기대 만큼 활약하지 못했다. 2005년부터 본격적인 너클볼 투수로 변신했으나 성적이 신통치 않았고 결국 텍사스에서 방출당했다. 
이후 디키는 시애틀 매리너스와 미네소타 트윈스 등에서 주로 불펜투수로 뛰며 빅리그 생활을 힘겹게 이어갔다. 하지만 2010년 메츠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한 후 반전 드라마를 썼다. 너클볼의 제구를 보다 날카롭게 가다듬은 그는 메츠의 선발진 붕괴를 틈타 11승9패 평균자책점 2.84로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메츠와 연장 계약에 성공한 그는 풀타임 선발 3년차가 된 지난해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34경기에서 233⅔이닝을 소화하며 20승6패 평균자책점 2.73 탈삼진 230개로 맹활약하며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받았다. 
너클볼 투수로는 최초로 사이영상의 영예를 누리며 최정상급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시즌을 마친 뒤 토론토의 부름을 받아 트레이드됐고, WBC 미국대표팀에도 발탁됐다. 지난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이후 무려 17년 만에 다시 국가대표로 나서게 된 것이다. 디키는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선발로 나가 2승을 거두며 미국의 동메달에 기여한 바 있다. 
디키는 토론토로 옮긴 후 치르는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2경기 모두 선발로 나와 승패없이 5이닝 8피안타(1피홈런) 1볼넷 1탈삼진 5실점으로 평균자책점 9.00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중이라 결과에 큰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 불혹의 나이에 나서는 첫 WBC에서 디키가 너클볼러의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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