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야수진, ‘4총사’ 성장력 주목하라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3.05 08: 43

이만수 SK 감독은 이들은 ‘4총사’라고 불렀다. 이들에 대한 큰 기대치를 엿볼 수 있는 수식어다. 이명기(26) 조성우(25) 한동민(24) 박승욱(21)이 전지훈련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며 SK 야수진 세대교체에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플로리다와 오키나와를 거치며 44일간의 전지훈련을 마무리한 SK는 5일 귀국행 비행기를 탄다. 실전 위주로 진행된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의 성적은 4승2무5패. 주축 선수들이 재활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으로 빠져 사실상 1.5군으로 경기에 나섰음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여기에 캠프 막판 국내 팀들과의 경기에서는 확실히 나아진 짜임새를 보여주며 올 시즌 기대치를 높였다.
이만수 감독은 4일 넥센과의 마지막 연습경기가 끝난 뒤 자체 MVP 시상식을 가졌다. 투수에서는 문승원 여건욱이 MVP가 된 가운데 야수진에는 이명기 한동민이 이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박승욱은 기량발전상에 해당되는 특별상을 거머쥐었다. 선배들을 모두 제친 성과였다. 비록 상을 타지는 못했지만 조성우 역시 “많이 성장했다”라는 이 감독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연습경기 성적만 봐도 이들의 가파른 성장세를 실감할 수 있다. 팀이 가진 11경기 중 10경기 선발 톱타자로 나선 외야수 이명기는 타율 3할4푼4리(32타수 11안타)로 팀 내에서 가장 좋은 타격감을 뽐냈다. 5개의 도루는 팀 내 최다였다. 눈도장을 제대로 받은 셈이다. 중심타선에 배치된 좌타 거포 유망주 한동민도 타율 3할6리(36타수 11안타)와 1홈런 6타점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과시했다. 타점은 팀 내에서 가장 많았고 5개의 사사구를 얻는 동안 삼진은 3번 밖에 당하지 않으며 한층 나아진 선구안을 과시했다.
2년차 내야수 박승욱 또한 타율 2할7푼3리(33타수 9안타)와 4타점 4도루로 맹활약했다. 2루와 유격수를 오가며 꾸준히 선발 출장했고 타고난 센스를 여러 차례 선보여 기록 이상의 가능성을 호평 받았다. 조성우는 비록 9푼1리의 타율에 그쳤지만 4번 타자로 출전하는 등 우타 거포로서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받았다. 잘 맞은 타구가 잡히거나 살짝 빗나가 관계자들을 아쉽게 하기도 했다.
이들의 대한 팀의 기대치는 전지훈련 내내 곳곳에서 드러났다. 플로리다 캠프 당시 초빙된 조이 코라 인스트럭터는 이들의 잠재력에 주목하고 집중적인 지도를 아끼지 않았다. 오키나와 캠프에서도 이들만 따로 움직이는 경우가 있었다. 다른 선수들이 팀 훈련을 소화할 때 이 선수들의 타격 훈련에는 코치들이 붙었다. 맥스 베너블 타격코치는 물론 가끔 이 감독도 뒤에서 이들의 타격 훈련을 지켜보곤 했다.
이 감독은 “캠프 기간 중 야수 4총사가 가장 큰 성장을 이뤄냈다. 이명기는 공·수·주에서 모두 재능이 있는 선수고 박승욱은 센스가 가장 좋다. 한동민 조성우는 탁월한 신체조건을 갖췄다”라고 흐뭇해했다. 그러면서 “이 선수들의 성장으로 기존 선수들이 더 열심히 하는 효과도 얻었다”라고 평가했다. 실전에서의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하자 경쟁 구도도 불이 붙었다는 의미다.
관건은 이 상승세를 시즌까지 이어가는 것이다. 연습경기와 정규시즌은 엄연히 다르다. 실전 감각이 부족한 이 선수들로서는 한 단계 더 치고 올라가야 주전이 보인다. 기존 선수들의 벽도 여전히 높다. 다만 이 감독은 이들을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바라보는 SK의 미래들”이라고 단언했다. 때문에 앞으로도 꾸준히 기회를 준다는 심산이다. 6년 동안 큰 폭의 변화가 없었던 SK 야수진에 4총사가 새로운 바람이 만들어낼지 지켜볼 일이다.
skullboy@osen.co.kr
 (위) 캠프 야수 공동 MVP가 된 한동민이 이만수 감독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아래) 우타 거포로서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 받은 조성우. SK 와이번스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