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죽겠다고?' 스크린쿼터의 아이러니한 결말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3.03.05 09: 16

한국 영화가 연초부터 초강세를 보이고있다. 2월 한국영화 점유율은 82.9%로 7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월 극장 총 관객수는 2182만 4393명으로 지난해 2월의 1306만 5438명에 비해 무려 67.0% 증가했다. 이 중 한국영화 관객은 1809만 6430명으로, 무려 82.9%의 점유율을 나타냈다.
이는 2006년 10월 85.3% 이후 7년 만의 최고 기록이다. '7번방의 선물'이 1000만 관객을 돌파했고 '베를린'이 700만 관객을 넘어서는 등 흥행한 덕이다. 2006년 10월 이후 한동한 침체기를 겪은 한국영화가 새로운 르네상스를 맞았음을 보여준다.

돌이켜 보면, 2008~2009년에는 한국영화가 월별 시장 점유율 70%를 넘긴 적이 단 한 차례도 없었다. 그러다 2011년 9월 73.2%, 2012년 2월 75.9%로 점차 회복세를 보였다. 그러다 7월 잠시 50% 아래로 떨어지면서 우려를 샀다.
그러나 이 같은 우려는 '도둑들'(7월 개봉)과 '광해, 왕이 된 남자'(9월 개봉)가 연달아 터져 각각 1000만 관객을 넘게 동원하면서 말끔히 사라졌고, 한국 영화 점유율도 8월부터 연말까지 60~70%대를 유지했다. 영화계에서는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한국 영화가 2억 관객 시대를 맞이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06년을 상기하면 스크린 쿼터제의 아이러니한 결말이기도 하다. 지난 2006년 1월 참여정부는 한국 영화 스크린쿼터를 146일에서 73일로 축소해 그해 7월부터 시행한다고 발표, 영화인들의 큰 반발을 샀다. 스크린쿼터 일수를 절반으로 줄여 달라는 미국의 요구를 정부가 받아들이자 영화 종사자들은 '할리우드 영화가 한국영화계를 죽일 것'이라며 격렬하게 시위하고 반대했다.
그로부터 7년 여가 지난 현재, 예상과는 달리 한국 영화계는 중흥기를 맞았다. 스크린쿼터 축소를 반대하는 목소리는 찾을 수 없을 뿐더러 오히려 한국영화가 너무 극장을 집어삼켰다며 문제점을 진단하는 시선이 나오고 있다. 한국 영화산업은 스크린쿼터가 축소된 2006년 이후 성장을 거듭했다고 분석된다. 개방으로 늘어난 외국 영화는 한국 영화인들을 끊임없이 자극하고 각성시키며 오히려 약으로 작용했다는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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