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3사 시즌제 예능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살을 깎는 노력으로 변화를 꾀한 프로그램은 살아남고 진부한 구성으로 전 시즌과 다름없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우선 대표적으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시즌제 예능은 KBS 2TV ‘해피투게더’다. 이 프로그램은 10년 넘게 방송되는 동안 동요 이어부르기를 하며 웃음을 선사했던 ‘쟁반 노래방’부터 헤어진 친구를 찾는 ‘프렌즈’, 그리고 ‘사우나 토크’로 이어지는 집단 MC 및 게스트 체제까지 끊임 없이 변화했다. 덕분에 ‘해피투게더’는 SBS ‘자기야’와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를 물리치고 목요일 예능 프로그램 최강자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해피선데이-1박2일’ 역시 지난 해 멤버 교체로 촉발된 시즌 2 성격으로 방송되고 있다. 멤버들이 다양한 캐릭터를 만들고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덕에 성공적으로 새로운 시즌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해피투게더’와 ‘1박2일’이 안주 없는 개혁으로 바람직한 시즌제 예능의 표상이라면 대다수의 시즌제 예능은 형보다 나은 아우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최근 폐지가 결정된 ‘남자의 자격’ 역시 지난 해 멤버 및 PD 교체를 시발점으로 사실상 시즌 2 형태로 방송됐다. 하지만 3년 내리 합창단 특집을 준비하고,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기 힘든 도전으로 외면을 자초했다. 최근 종영한 MBC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의 시즌 3 역시 화제성과 시청률 잡기에 모두 실패하며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시즌 4가 방송 중인 ‘우리 결혼했어요’도 출연진의 재기발랄한 캐릭터에만 기댄 채 변화 없는 안일한 구성으로 시청자들의 원성을 사는 중이다.
예능 프로그램이 시즌제를 채택하는 것은 재미가 검증된 구성으로 기존 시청자들을 빠른 시간에 흡수할 수 있기 때문. 시즌제 예능이 기존 예능보다 실패할 확률은 낮지만 일명 ‘우려먹기’는 피해야 한다. 시청자들이 원하는 웃음의 형태는 시시각각 변하는데 시즌제 예능이 여전히 전 시즌의 인기에 기대 고루한 웃음만 준다면 실패하는 지름길이다.
MBC는 '위대한 탄생3'의 명백한 실패에도 후속작으로 오는 8일 '댄싱 위드 더 스타'의 새로운 시즌을 내놓는다. 스타들의 스포츠 댄스 도전기라는 태생적으로 변화를 줄 수 없는 구성을 3년째 반복하고 있는 셈이다. 제작진은 요즘 대세인 '힐링'을 내세워 안방극장에 신명나는 춤바람을 일으키겠다는 각오다. 이 프로그램이 전 시즌의 인기에 편승한 안일한 기획으로 시즌제 예능의 실패 사례가 될지, 아니면 빠르게 변화하는 시청자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성공 사례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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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시즌제 예능 프로그램인 '댄싱 위드 더 스타3'와 '위대한 탄생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