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제로 다크 서티'에 대한 정치/시사평론가들의 색다른 시선이 영화를 보는 관점을 더욱 풍요롭게 만든다.
'제로 다크 서티' 측은 지난 달 28일 서울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한국국제정치학회 회원, 정치/시사평론가들 및 미래의 국제정치학 분야를 이끌어 나갈 대학원생들과 함께 특별 시사회를 개최했다.
9/11 테러 이후, 빈 라덴 검거를 위한 10년간의 추적과정을 그린 '제로 다크 서티'에 대해 정치평론가 최요한은 "정치, 테러, 인간성 파괴 등 현재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이러한 상황들이 과연 끝나게 될 것인가?라는 감독의 의구심이 담겨 있는 영화"라고 평했다.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은 이제 거장의 반열에 완벽히 올라섰다"라고 말문을 연 김성수 문화평론가는 "폭력적인 상황이 한 사람에게 비인간적인 선택들을 하게 만든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폭력을 종식시킬 수 있는 방법을 어떻게 찾아야 될 것인가란 질문을 던지는 영화라고 생각한다"라며 인간 본연의 문제와 영화가 던지는 주제에 관해 또 다른 시선으로 바라본 의견을 전했다.
위키프레스 편집장 정영진 시사평론가는 "마야가 12년 동안 하나의 목표만을 달려왔는데, 그 목표가 사라졌을 때는 영화 '악마를 보았다'가 많이 연상됐다. 또한 빈 라덴을 검거하기 위해 주인공이 거쳐 온 10년간의 과정을 보니 '살인의 추억' 속 두 형사의 모습, 그들의 끈질긴 집념이 오버랩 돼 비슷한 감정을 느끼게 했다"라며 극 중 집념의 CIA요원 마야에 대해 느끼는 점을 전달했다.
독립신문 대표 최영일 시사평론가는 "냉전체제가 사라진 이후에 이슬람 국가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 세계가 충돌하게 될 것이라는 말이 있는데, 그것이 어찌 보면 빈 라덴이 이끄는 알카에다과 관련된 테러와의 전쟁으로 이어졌던 그 정점의 사건이며, 이 영화는 그 내용을 영화화한 작품이라 생각한다"라고 자신의 감상에 대해 설명했다.
그런가하면 한국국제정치학회 회원이자 시사평론가로 활동 중인 이봉규 외국어대학 교수는 "한반도에 유사상황이 있을 경우에 이렇게 되면 전작권(전시작전통제권)을 넘기는 것이 과연 옳은 선택일까?란 우려도 갖게 하는 영화"라며 현실의 상황에 접근해 영화를 분석하기도 했다.
한편 '제로 다크 서티'는 9.11테러 이후, 빈 라덴의 행적을 추적하는 CIA요원들의 집요한 추적과 긴박한 상황을 생생하고도 심도 있게 그려낸 작품으로 오는 7일 국내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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