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주루사 2번’ 정근우, 끝내 악몽 탈출 실패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03.06 00: 06

국가대표 2루수 정근우(31)에게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악몽 그 자체가 되고 말았다.
컨택 능력과 파워를 겸비함은 물론, 빠른 다리를 바탕으로 수비와 주루에 능한 정근우의 장점들이 이번 대회에선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 결정적인 순간 타석에서 침묵했고 수비에선 실책을, 루상에선 주루사로 고개를 숙였다.
첫 경기인 네덜란드전부터 삐걱거렸다. 정근우는 1회말 네덜란드 3번 타자 로저 베르다니다의 2루 땅볼에 1루 송구 실책을 저질렀다. 출발부터 불안했던 정근우는 라인업에 1번 타자로 배치됐지만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대승이 필요했던 호주전에서도 정근우는 조용했다. 출루 없이 5타수 무안타를 기록한 가운데 8회초 2사 만루서도 좌익수 플라이로 조용히 덕아웃을 향했다.
5점차 승리란 사활이 걸린 대만전에선 무리한 주루로 고배를 마셨다. 1회말 첫 타석에서 볼넷을 골라 처음으로 출루했지만 도루 후 3루까지 출루하는 과정에서 태그아웃, 5회말 이대호의 우중간을 가르는 안타 때도 홈까지 들어가다가 태그아웃됐다.  
그동안 정근우는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최근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SK의 간판임은 물론, 2002년부터 참가한 국제대회서 55경기 타율 3할3푼을 올렸다. 류중일 감독 역시 호주전을 마치고 “정근우는 국가대표 2루수다. 다음 대만전에서 정근우의 기용에 대해 고민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강한 믿음을 보였었다.
사실 9개 구단 2루수를 돌아봐도 정근우급의 선수는 없다. 그만큼 다음 국제대회서도 한국은 정근우가 필요하다. 한국이 국제대회서 재도약하려면 정근우의 이번 WBC는 지나간 악몽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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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중(대만) =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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