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조기탈락' 한국, 안일한 마운드 운용에 발목잡혔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3.06 00: 06

가장 큰 패인은 침묵한 타선이다. 하지만 마운드 운용 또한 아쉽기는 마찬가지였다. 2승1패에도 조기 탈락한 데에는 안일한 마운드 운용이 결정타였다. 
한국야구대표팀이 201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1라운드 조기 탈락하는 굴욕을 맛봤다. 한국은 5일(이하 한국시간)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탈구장에서 열린 2013 WBC 1라운드 B조 예선 마지막 경기 대만전에서 3-2로 승리하며 네덜란드-대만과 같은 2승1패를 마크했으나 득실차에서 밀려 조기 탈락이 확정됐다. 
이날 대만전에서도 마운드 운용이 아쉬웠다. 한국은 장원준을 깜짝 선발로 등판시켰다. 장원준은 3⅔이닝 6피안타 1볼넷 2탈삼진 2실점으로 막았다. 하지만 첫 번째 실점은 수비 실책으로 생겼고, 두 번째 실점은 불펜이 지켜주지 못한 점수였다. 1점차에서 2점차로 스코어가 벌어지며 추격 의지가 꺾였다는 게 아쉬웠다. 

장원준은 4회 2사까지 잡은 후 궈옌원에게 우측 2루타를 맞고 마운드를 넘겼다. 제한 투구수 65개를 넘긴 장원준으로부터 마운드를 넘겨받은 투수는 노경은. 이번 대회에서 오승환과 함께 3경기 연속으로 마운드 올랐다. 그러나 노경은은 양다이강에게 중전 안타를 맞으며 승계주자를 추가 실점으로 연결시키고 말았다. 
노경은은 대회 전부터 최상의 컨디션을 자랑하며 한국 대표팀의 핵심 투수로 지목됐다. 그러나 중간보다는 선발로 빛을 본 투수였고,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등판을 부담스러워했다. 이미 네덜란드전에서도 5회 1사 1루에서 안타 2개, 볼넷 1개로 승계주자 1명 포함 2실점으로 무너진 바 있었기에 같은 상황에서 노경은 등판은 모험이었다. 
결과적으로 노경은은 또 다시 승계주자를 들여보냈다. 노경은에 이어 3번째 투수로 구원등판한 박희수가 1⅔이닝을 탈삼진 1개 포함해 무실점 퍼펙트로 막았다는 점에서 더욱 아쉬웠다. 박희수는 호주전에서도 1⅓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봉쇄했다. 지난해 홀드왕에 오르는 등 불펜에 최적화된 투수로 좌우 타자도 안 가린다. 박희수가 마운드의 키가 되지 못한 게 결과적으로 패착이었다. 
한국의 마운드 운용은 사실 네덜란드전부터 제대로 꼬였다. 첫 경기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필승조를 동원해 최소 실점으로 막는 게 관건이었지만 불펜에서 추가 3실점으로 무너졌다. 노경은-손승락-차우찬 등 A급 국제대회에 처음 등판한 투수들을 중용하다 빚어진 결과였다. 정대현-서재응-오승환 등 경험 많은 베테랑 투수들은 승부의 추가 넘어간 뒤 등판했다. 뭔가 앞뒤가 맞는 않는 등판 순서였고 결국 여기에 발목이 잡혔다. 
게다가 에이스로 기대한 장원삼이 대만전에서 1이닝을 던진 게 전부였고, 윤희상과 유원상은 아예 등판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노련한 베테랑으로 필승조 역할을 기대받은 정대현과 서재응도 각각 2경기 1⅓이닝과 1경기 ⅔이닝밖에 못 던졌다. 투수 엔트리 13명의 능력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한 마운드 운용에 어느 때보다 진한 아쉬움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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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중(대만)=지형준 기자,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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