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져도 너무 늦게 터졌다.
국가대표 유격수로 우뚝 섰지만 '방망이 침묵'으로 고전했던 강정호(넥센)가 뒤늦은 역전 홈런을 터뜨렸지만 버스는 이미 떠나버렸다.
한국은 5일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탈구장에서 열린 제3회 WBC 1라운드 B조 대만전에서 3-2로 승리했으나 득실차로 대만, 네덜란드에 밀려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1회 4위, 2회 준우승에 비하면 아쉬운 성적이었다.
강정호는 이날 7번타자 겸 3루수로 나서 첫 두 타석에서 범타로 물러났으나 6회 내야안타를 기록하며 대회 첫 안타를 신고했다. 이어 1-2로 뒤진 8회 1사 1루에서 역전 좌월 투런을 날리며 우리나라의 대회 첫 홈런을 기록, 팀의 역전승을 이끌었다.
그러나 너무 늦어 더 안타까운 홈런이었다. 1라운드 이전 2경기에서 선발 유격수로 나섰던 강정호는 2일 네덜란드전에서 2타수 무안타, 4일 호주전에서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지난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13타수 8안타(3홈런)으로 맹타를 휘둘렀던 그답지 않은 침묵이었다.
강정호에게 강한 2번타자의 역할을 기대했던 류중일 감독은 연습경기에서 타율 7푼1리에 그친 그를 타격 부담이 없는 하위 타선에 배치했지만 실전 경기에서도 부진은 계속됐다. 너무 잘치려는 마음의 부담이 오히려 타격 부진으로 이어지는 듯 했다.
대표팀 역시 첫 경기 네덜란드전에서부터 방망이 침묵으로 0-5 패배를 당하며 경우의 수까지 따지는 복잡한 경기 끝에 아쉽게 패했다. 강타자 강정호의 모습은 보여줬으나 필요할 때 나오지 않은 홈런은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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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중(대만)=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