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2년차를 맞은 텍사스 레인저스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 유(27)가 시범경기에서 올 시즌 대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다르빗슈는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서프라이즈 스타디움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시범경기에 선발등판, 3이닝을 안타없이 볼넷 2개만 내줬을 뿐 삼진 3개를 잡으며 무실점으로 막았다. 지난달 27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 2이닝 무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 이어 2경기 5이닝 노히트 행진이다.
거침없는 피칭이었다. 1회 2사 후 마크 캇세이를 볼넷으로 출루시켰지만 헤수스 구즈만을 84마일 슬라이더로 3구만에 루킹 삼진으로 잡았다. 2회에 선두타자 제드 고쿄를 볼넷으로 내보내지만 카일 블랭크스를 82마일 슬라이더로 역시 루킹 삼진으로 잡은 뒤 코디 랜섬을 2루 앞 병살타로 솎아냈다.

3회에도 첫 타자 제프 데커를 88마일 포심 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 처리한 뒤 존 베이커를 81마일 슬라이더로 3루 내야 뜬공, 알렉세이 아마리스타를 63마일 느린 커브로 좌익수 뜬공 요리했다. 총 투구수는 39개에 불과헀고 그 중 23개가 스트라이크였다.
완급 조절에 완벽하게 눈을 뜬 피칭이었다. 포심 패스트볼 최고 구속이 무려 96마일(155km)까지 나왔다. 아직 3월초라는 것을 감안하면 굉장한 속도가 아닐 수 없다. 컷패스트볼과 투심패스트볼도 나란히 93마일(150km)로 빨랐다. 여기에 최저 63마일(101km) 느린커브를 섞어던지며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시험 가동하고 있는 체인지업도 2개를 구사했다.
하지만 경기 후 다르빗슈가 가장 만족스러워한 공은 슬라이더였다. 그는 "오늘 피칭은 나의 모든 것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슬라이더가 특별히 좋았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삼진 잡은 공 3개 중 2개가 슬라이더였는데 모두 스트라이크존을 파고들어 루킹 삼진으로 이어졌다.
다르빗슈는 "컨디션이 좋지 않아도 아웃을 잡는 게 좋은 투수다. 그런 면에서 좋았다. 여러가지를 시험하며 내가 원하는 대로 즐기며 던지고 있다"고 했다. 볼넷 2개로 제구도 조금 흔들렸지만 론 워싱턴 텍사스 감독은 "다르빗슈처럼 공에 무브먼트 있는 투수는 흔치 않다. 가끔 볼넷이 나올 수 있고, 그것은 제구의 문제가 아니다"며 믿어보였다.
다르빗슈는 메이저리그 첫 해였던 지난해 시범경기에서 4경기 모두 선발로 나와 1승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했다. 15이닝을 던지며 삼진 21개를 잡았지만 홈런 포함 안타를 12개나 맞았고, 볼넷(8개)과 사구(2개)를 합한 사사구는 10개였다. 하지만 올해는 훨씬 완벽한 모습을 보이며 텍사스 에이스로서 위상을 높이고 있다. 2년차 시즌에 대한 기대감도 점점 높아진다.
아울러 개막전 선발 가능성도 커졌다. 현지 언론에서는 다르빗슈를 유력한 개막전 선발로 보고 있다. 워싱턴 감독은 "다르빗슈와 맷 해리슨 중 한 명을 개막전 선발로 쓸 것"이라고 밝혔다. 만약 다르빗슈가 오는 31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개막전에 선발등판할 경우 노모 히데오, 마쓰자카 다이스케, 구로다 히로키에 이어 일본인 투수로는 4번째 메이저리그 개막전 선발투수의 영예를 누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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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