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사용-분노', 꺼진 영화도 다시보자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3.03.06 08: 06

올 초 한국영화계에는 천만영화 탄생의 틈바구니에서 놓치기 아까운 재기발랄한 감각으로 무장한 작품들이 몇몇 등장했다. 그냥 지나쳐버리기에는 아까운 작품들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실제로 영화 '분노의 윤리학'(박명랑 감독, 2월 21일 개봉)과 '남자사용설명서'(이원석 감독, 2월 14일 개봉)는 5일 박스오피스에서 전날보다 상승한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분노의 윤리학'은 5일 146개관에서 2199명의 관객을 모아 총 22만 487명을 동원, 전날보다 한 단계 상승한 박스오피스 8위를 기록했다. '남자사용설명서'는 무려 5계단이나 급상승한 모습을 보였다. 같은 날 1356명을 더해 총 누적관객수 50만 4772명을 나타내며 9위를 장식했다.

이 두 영화는 7년만에 한국영화 점유율 최고 수치(82.9%, 영진위)를 기록한 2월 극장가에서 다양성에 힘을 보탠 작품들이다. 특히 적은 제작비로 영화적인 힘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려고 한 작품들이라는 데서 의미가 있다.
'분노의 윤리학'은 이제훈, 조진웅, 곽도원, 문소리, 김태훈 등 연기 잘 하는 배우들이 시나리오에 대한 믿음, 연기에 대한 열정으로 노개런티로 의기투합합 작품으로 여기에 한국영화계에서는 드문 블랙코미디란 새로운 시도로 의미를 더했다. 여대생 살인사건에 얽힌 다섯 인물의 심리전이 숨 막히는 긴장감과 동시에 웃음을 선사하는 독특한 작품이다. 살인사건과 도청, 사채, 불륜 등 무겁고 불편할 수 있는 소재들을 장르에 맞게 버무렸다고 할 수 있다.
'남자사용설명서'는 우연히 남자사용설명서를 얻게 된 CF 조감독 최보나(이시영 분)에게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실전연애코미디. 미장센과 소품으로 웃기는, 그야말로 연출의 손길이 직접 느껴지는 독특한 로맨틱코미디다. 여기에 남자판 극장가에서 유일하게 여자 주연(이시영)을 내세웠다는 특별한 점도 있다. 의견이 분분할 수 있으나 신선함에서는 최고란 반응을 얻었다.
'독특하다'라고 불리는 두 작품 모두 관객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즉 취향을 탈 만한 작품들이란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새로운 도전에 인색할 필요는 없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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