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에도 신뢰지수 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1위'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3.03.06 16: 51

음원 성적, 안봐도 안다?
가수들의 음원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가 꽤 분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특히 한번 신뢰를 얻으면 이후 발표곡부터는 '무조건' 1위로 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중이 가수 이름만 보고 음원을 선택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는 것.
음원 신뢰지수가 얼마나 공고한지 알려주는 사례는 YG다. YG가 음원차트에서 '무조건' 홈런을 치기 시작한 건 2년 전. 2011년 음원 결산에서 YG는 빅뱅, 2NE1과 각 솔로곡으로 10위권 안에 5곡을 올려놓는 기염을 토했다. 2012년도 '돌풍' 싸이를 비롯해 빅뱅, 2NE1 등이 10위권에 총 4곡을 올려놨다. 수십개의 중대형 음반기획사가 활동 중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적. 이들 곡은 모두 '1위'로 차트에 입성했다. 이하이는 데뷔와 동시에 20일간 1위를 지켜내며 YG 브랜드 파워를 입증하기도 했다.

리쌍, 버스커버스커, 씨스타 등 한번 '홈런'을 친 가수들도 후속작은 대체로 '1위'로 스타트라인을 끊는다. 리쌍은 2011년 'TV를 껐네' 대히트 후 거의 모든 발표곡을 1위에 올렸다. 곡에 따라 1위 지속 여부는 차이가 있었지만, 아직 신뢰는 상당한 수준. 최근에는 작곡가 이단옆차기와 함께 한 프로젝트 싱글 '눈물'로도 음원 1위를 휩쓰는 저력을 보였다.
버스커버스커도 지난해 3월 '벚꽃엔딩'으로 차트를 뒤흔든 후 6월 '정말로 사랑한다면'을 발표, '믿고 듣는다'는 다수의 댓글이 달리며 1위를 기록했다. 씨스타도 '나 혼자' 히트 이후 '러빙 유', 씨스타19의 '있다 없으니까' 모두 성공시켰다. 이들 곡 모두 1위로 차트에 입성하고 오랜기간 상위권에 머물렀다. 
브랜드 파워는 지난 5일 음원을 발표한 2AM의 사례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죽어도 못보내' 등 다수의 히트곡을 보유한 2AM은 신곡 '어느 봄날'로 곧바로 음원 1위에 올라섰다. 멤버들이 솔로로서 발표한 차트 진입 성적이 이같이 높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대중은 음악보다 2AM이라는 이름에 먼저 반응하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한 가요관계자는 "미리듣기로 꼼꼼히 검토해보고 음원을 사는 게 아니라, 스트리밍 서비스로 익숙한 이름을 들어보는 구조로 소비 패턴이 바뀌면서 브랜드명이 중요한 잣대가 된 것 같다. 신인으로서는 처음 이름을 알리기가 더 어려워진 구조"라고 풀이했다.
1위로 입성하지 못하면 뒤늦게 순위를 올리기 쉽지 않은 상황. 막강한 신뢰를 쌓은 대형 가수들 사이에서 서서히 입소문을 통해 1위에 올라서는 케이스는 전무하다시피 하고 있다. 올초 의외의 대박을 낸 배치기의 '눈물샤워'가 거의 유일한 사례다.
그래서 음원 발표 눈치작전도 치열하다. 기존에는 음악프로그램에서 보다 더 주목을 받기 위한 작전이 주를 이뤘지만 이제 음원 1위에도 '타이밍'이 중요해진 셈이다. 지난해 '괴물 신인'으로 떠오른 이하이가 3월 컴백을 발표하자 여러 가수들은 촉각을 곤두세우며 일정을 조율하기도 했다. 음원사이트에서는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대형가수들의 음원 발매일을 겹치지 않게 조정해주기도 한다.
한 관계자는 "일단 1위로 시작하는 가수들이 많아지면서, 이들과 겹치면 음원차트에서 주목 받을 기회는 거의 차단된다고 보는 게 맞다. 최대한 피해서 컴백하는 게 살 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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