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괴물의 탈삼진 능력은 살아있었다.
LA 다저스 류현진(26)이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도 인상적인 탈삼진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류현진은 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굿이어 볼파크에서 벌어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시범경기에 선발등판, 3이닝 3피안타 1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막았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돋보인 건 류현진의 탈삼진 능력이었다. 1회 클리블랜드 1번타자 드류 스텁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기분 좋게 출발한 류현진은 제이슨 킵니스에게 첫 안타를 맞은 뒤 마크 레이놀스를 다시 한 번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3회에는 라이언 롤링거, 스텁스, 킵니스를 3연속 루킹 삼진으로 처리하며 위력을 떨쳤다.

3회까지 무실점으로 잘 막은 류현진은 그러나 4회 연속 안타를 맞고 강판됐고, 구원투수 맷 팔머가 모두 실점으로 연결시켜 2실점했다. 이로써 시범경기 3게임 평균자책점 6.00을 유지했다. 6이닝 동안 안타 8개, 볼넷 2개를 허용했지만 삼진 9개를 잡을 정도로 탈삼진 능력 만큼은 메이저리그에서도 확실히 입증하고 있다. 9이닝당 탈삼진 13.5개. 한국프로야구 통산 9이닝당 탈삼진 8.8개를 기록한 그답게 탈삼진 능력은 여전하다.
류현진 특유의 피해가지 않는 피칭과 결정구 체인지업이 위력을 떨치고 있는 결과로 볼 수 있다. 여기에 날카로운 제구도 빼놓을 수 없다. 탈삼진 9개 중 절반이 넘는 5개가 루킹 삼진일 정도로 타자들이 류현진의 공을 멀뚱 바라만 보다 당한 경우가 많았다. 안정된 컨트롤로 스트라이크존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객관적으로 볼 때 이날 클리블랜드전 피칭이 아주 인상적인 건 아니다. 각각 베네수엘라-도미니카공화국 WBC 대표팀에 발탁된 아스드루발 카브레라와 카를로스 산타나 그리고 FA로 영입한 닉 스위셔와 마이클 본 등 핵심 타자들이 대거 빠졌기 때문이다. 3회까지는 크게 흠잡을 데 없었지만 4회 연속 안타가 그래서더욱 아쉬웠다.
결국 다저스는 이날 5안타 무득점에 그치며 0-4로 완패했고,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첫 패전투수의 멍에를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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