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개 정도는 던졌을 것이다".
KIA가 미국 애리조나와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을 마치고 지난 6일 귀국했다. 선동렬 감독은 전훈내내 투수진을 놓고 고민을 했다. 특히 앤서니 르루를 마무리로 낙점했고 양현종의 재기 가능성을 본 것도 수확 가운데 하나이다. 선발진 5명과 소방수는 정해졌다. 그러나 불펜진 구축은 아직 실패했다.
선 감독은 작년 가을부터 이어온 투수들의 강도높은 훈련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선 감독은 "체력훈련도 많이 했지만 볼도 많이 던졌다. (재활과 휴식이 필요한 선수를 제외하면 투수당 4000개 정도는 던졌다. 원래 5000개 까지 생각했으나 무리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해 4000개로 줄였다"고 말했다.

선 감독은 가을과 봄 캠프에서 투수들에게 사흘에 두 번씩은 100개 이상의 불펜투구를 주문했다. 투구 일정은 알아서 스스로 조정하도록 했다. 자율과 타율을 섞었지만 100개 투구는 쉽지 않는 숙제였지만 투수들은 주어진 투구를 소화했다.
투수들에게 많은 투구를 주문한 이유는 "공부하지 않는 우등생은 없다"는 평소 지론 때문이다. 다소 힘들더라도 많은 투구를 하면서 스스로 제구력이나 밸런스를 느끼고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공부가 확실하게 자신의 것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이다.
그럼에도 오키나와 실전에서 투수들의 구력은 빠르게 나아보이지는 않았다. 선 감독은 과제로 삼은 불펜의 필승조 구성을 위해 다양한 후보들을 실전에 투입했으나 부진한 모습이 많았다. 중고참 진해수를 비롯해 신인 손동욱과 고영창, 2년차 임준섭 등을 중용했으나 깔끔한 성적을 내지 못했다.
그러나 선 감독은 다른 견해를 내놓았다. 그는 "투수들이 마무리 캠프부터 많은 볼을 던지면서 힘든 과정을 거쳤다. 많은 투구를 소화하다 보니 피로도가 캠프 후반에 나타났고 연습경기에서 다소 부진한 결과가 있었다. 하지만 시범 경기를 거치면서 안정될 것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4000개 효과는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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