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 이적생’ 김승회, “롯데 이적, 발전의 기회될 것”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3.07 10: 40

“처음에는 섭섭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어떻게 보면 제가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투수다. 계투진에서 묵직한 공을 보여줬으나 활약이 길지 못했고 병역의무로 정체기를 맞았다. 그 벽을 넘어 뒤늦게 선발로 가능성을 비추던 그에게 트레이드 통보가 날아들었다. 순탄치만은 않았던 야구 여정 속에서 김승회(32, 롯데 자이언츠)는 자신의 도약점을 향해 달리고 있다.
2003년 탐라대를 졸업하고 두산에 입단했던 김승회는 2006시즌 150km을 상회하는 강속구와 함께 6승 5패 10홀드 평균자책점 3.95로 가능성을 비추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듬해 시즌을 마치고 공익근무로 2009년까지 밖에서 야구를 바라봤다. 소집해제 후 김승회의 직구 구위는 약간 떨어졌고 투구 밸런스를 잡는 데도 시간이 걸렸다.

2011시즌 후반기부터 선발로 가능성을 보인 김승회는 지난해 두산의 5선발로 24경기 6승 7패 평균자책점 4.04에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12회로 분전했다. 화려하지는 않았으나 한 팀의 선발로서 준수한 경기력을 보여줬던 김승회. 그러나 이번에는 홍성흔의 프리에이전트(FA) 복귀와 함께 보상선수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일본 가고시마 캠프에서 만난 김승회는 4kg 정도를 감량해 보다 좋은 투구 밸런스로 공을 던지고자 했다. 게다가 지난해 말 결혼에 골인, 이제는 반려자를 위해서도 더욱 야구를 잘해야 하는 시기다. 두산 시절부터 한솥밥을 먹었던 포수 용덕한은 “우리 투수진에서 굴지의 좋은 구위를 보여주고 있다”라며 김승회의 페이스가 나쁘지 않았음을 밝혔다.
“연습경기를 치르면서 구위보다 컨트롤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기본적으로 제구가 안 되면 제대로 된 투구가 어렵더군요. 캠프부터 선발로 내정되어 훈련을 하고 있는 만큼 제구와 투구 밸런스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었어요. 예전에는 제 스스로도 선발로 나가면 불안했는데 이제는 선발로 나서는 것이 마음 편합니다”.
10년 간 몸 담았던 팀을 떠나 새 팀에서 적응해야 하는 입장. 김승회는 “많이 도와주시지만 스스로 적응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무엇보다 야수진과의 포메이션에 조화를 맞춰 좋은 경기를 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았다. 선수들 간의 사인과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운용되는 팀 전술에 자신도 힘을 제대로 보태고 싶어하는 김승회다.
지난해 11월 28일은 김승회의 이적이 결정되었던 날. 마침 그날은 두산의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 훈련을 마치고 귀국하는 날이었다. 한 해 동안의 여독을 풀고 다음 시즌을 위해 다듬질 초기 작업을 마치고 돌아오는 순간 이적 소식을 들었으니 선수에게는 그리 반가운 통보는 아니었을 것이다.
“딱 미야자키에서 돌아오는 당일 발표를 들었어요. 한편으로는 섭섭하기도 했지요. 그렇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마음을 바꿨어요. 이 트레이드가 제게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2012시즌 경기력이 좋았던 만큼 롯데는 김승회에게 일찌감치 선발 한 자리를 준 뒤 믿고 지켜보고 있다. 선수는 자신을 믿는 이를 위해 더욱 큰 힘을 발휘하게 마련. 그만큼 김승회는 “코칭스태프를 비롯해 절 믿어주시는 분들을 위해 지난해보다 더욱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기본 자세”라며 생애 최고의 한 시즌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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