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얼마나 달라졌을까.
김응룡호 한화가 이제 곧 베일을 벗는다. 한화는 지난 6일 47일간의 일본오키나와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귀국했다. 9일 KIA와 시범경기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모습을 드러낸다. 1년 농사의 반을 차지한다는 스프링캠프에서 한화가 건진 소득과 보완해야 할 과제도 나타났다.
▲ 마운드, 젊은피 성장과 5선발 과제

가장 큰 소득은 마운드였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에이스 류현진을 비롯해 박찬호·양훈·송신영이 한꺼번에 이탈하며 마운드 공백이 클 것으로 우려됐다. 스프링캠프에서 최대 과제는 어떻게든 마운드를 끌어올리는 것이었다. 송진우·이대진 투수코치 뿐만 아니라 신용균·간베 인스트럭터까지 투수 지도자가 4명이나 붙었다.
연습경기에서 어느 정도 성과가 나타났다. 특히 풀타임 선발투수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3년차 좌완 유창식이 4경기에서 12이닝1실점 평균자책점 0.75으로 서서히 잠재력을 폭발시키기 시작했다. 여기에 조지훈(4⅔이닝-0.00)-이충호(8⅓이닝-3.24)-이태양(5⅓이닝-3.38) 등 신인 및 신예급 투수들이 가능성을 확인시켰다.
새 외국인 투수 대나 이브랜드도 2경기 5이닝 8탈삼진 1실점 평균자책점 1.80으로 호투했고, 롯데에서 건너온 방출생 김일엽도 4경기 평균자책점 1.69로 안정감을 보였다. 이적 3년째를 맞은 김광수도 5경기 9이닝 7탈삼진 1실점의 확 달라진 모습으로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그러나 유력한 5선발 후보였던 윤근영이 연습경기 2게임에서 5이닝 6실점 평균자책점 10.80으로 흔들린 게 아쉬웠다. 5선발 자리에 대한 고민이 생겻다. 김응룡 감독이 장성호를 트레이드 카드로 쓰며 롯데에서 받아온 신인 송창현도 2경기 2⅓이닝 5볼넷으로 컨트롤 난조를 보이며 아쉬움을 남겼다.
▲ 야수진, 세대교체는 아직 미완성
야수진에서 가장 돋보이는 선수는 오선진과 정현석이었다. 연습경기 동안 각각 1번타자 3루수, 3번타자 중견수로 거의 고정되다시피 했다. 오선진은 타율 3할1푼8리 14안타 7사사구 9득점으로 공격 첨병 역할을 톡톡히 했고, 정현석도 타율 2할9푼3리 12안타 11타점으로 결정력을 발휘했다.
최대 취약 포지션이었던 포수에서 고졸 신인 한승택을 발굴한 것도 큰 소득이었다. 한승택은 연습경기에서 사실상 주전 포수 마스크를 쓰고 팀을 이끌었다. 공격에서는 21타수 5안타 타율 2할3푼8리로 크게 인상적이지 않았지만 기록 이상으로 날카로운 방망이를 뽐냈고, 3차례 도루 저지로 수비에서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베테랑들도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특히 강동우는 24타수 9안타로 팀 내 가장 높은 3할7푼5리의 타율에 1홈런 6타점을 더했다. 이대수도 25타수 9안타 타율 3할6푼으로 강동우의 뒤를 이었다. 특히 안타 9개 중 4개가 2루타, 3루타가 1개 정도로 장타력이 돋보였다. 사사구도 7개나 골라내며 주전 유격수로서 건재함을 자랑했다.
그러나 세대교체는 미완성이었다. 김응룡 감독이 주전 유격수로 키워보고자 한 하주석이 23타수 안타 타율 1할3푼 8삼진으로 아쉬움을 남겼고, 외야수 양성우도 14타수 1안타 타율 7푼1리로 부진했다. 세대교체 핵심 선수들이 궤도에 오르지 못한 건 숙제로 남았다. 군제대한 김태완은 32타수 3안타로 타율 9푼4리였지만 사사구 9개와 1홈런 5타점으로 선구안과 파워는 여전했다. 시범경기에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는 게 과제다. 무릎이 조금 좋지 않은 최진행도 시즌 개막에 맞춰 컨디션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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