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희 원주 동부 감독의 승부조작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면서 축구, 배구, 야구에 이어 4대 프로스포츠의 마지막 남은 자존심이었던 농구판까지 검은 돈의 유혹으로 물들었다.
프로농구 승부조작 혐의를 수사 중인 의정부지검 형사5부(유혁 부장검사)는 지난 7일 강 감독이 승부조작에 개입한 사실을 확인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로 했다.
검찰에 따르면, 강 감독은 2011년 3월 플레이오프에서 브로커 2명에게 수천만 원을 받고 4차례 승부를 조작했다. 동부는 당시 LG와 6강 플레이오프, KT와 4강 플레이오프를 치렀다. 검찰은 강 감독에게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한국 프로농구를 대표했던, 산증인과도 같았던 강동희 감독에게까지 마수의 손길이 뻗쳤다. 실로 통탄할 일이 아닐 수 없다. 종목 여하를 떠나 한국 프로스포츠에 자리 잡은 비리의 온상이 어디까지인지 실로 개탄스럽다.
프로스포츠는 팬들의 관심을 먹고 자란다. 팬들도 '프로'다운 명승부에 열광하고 환호한다. 하지만 작금의 프로스포츠는 팬들이 등을 돌릴 수밖에 없을 정도의 상황까지 와버렸다. 그러나 이대로 주저않는다면 팬들의 마지막 희망을 꺾는 셈이 될 터. 농구인들이 한데 힘을 모아 난국을 타개해야 한다.
방법은 하나다. 발본색원이다. 뿌리까지 철저히 파헤쳐 후일의 사고를 예방해야 한다. 하나의 힘으로는 부족하다. 스타 플레이어 출신 감독에게까지 마수의 손이 뻗쳤다면 그 범위는 생각보다 판이 커져있을 가능성도 적잖다. 구단, 연맹, 검찰 등의 긴밀한 공조체계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미 예방 차원에서의 해결책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격이라는 것을 여실히 깨달았다. 암 덩어리를 송두리째 적출해내야 한다. 암 덩어리를 조금이라도 남기거나 시간이 지체된다면 파멸의 길로 다다를 수밖에 없다.
더욱이 농구판은 최근 '져주기 의혹'으로 한 차례 홍역을 치렀다. 다가올 신인 드래프트에서 우선 지명권을 얻기 위한 '고의 패배 의혹'이었다. 사실 여부는 드러나지 않았으나 승부조작이 다분히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인 것은 분명하다. 이번 사건으로 팬들은 농구계를 향해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강 감독은 농구 팬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레전드'였다. 이번 사건은 '농구판' 뿐만 아니라 프로스포츠 근간을 뒤흔드는 충격적인 사건이다. 눈가리고 아웅식의 미봉책은 더 큰 화를 부를 수밖에 없다. 오로지 하루빨리 발본색원하는 것만이 살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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