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라의 도란도란] 나이트, "유한준, 올해 많이 도와줬으면"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3.03.08 06: 31

넥센 히어로즈의 외국인 투수 브랜든 나이트(38)는 이제 벌써 한국 무대 5년차 선수다.
지난해 16승4패 평균자책점 2.20, 퀄리티 스타트 27회의 경이적인 성적으로 단숨에 명실상부 에이스 반열에 오른 나이트는 올 시즌에도 넥센의 1선발로서 든든하게 마운드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어느새 만 37세가 된 나이트로서는 개인적으로도 중요한 한 해다.
나이트는 2009년 한국에 온 뒤 2011년 최다패(15패) 투수에서 1년 만에 16승 투수로 변모하며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졌지만 야구 외적인 면에서는 거의 밝혀진 게 없다. 평소 선발 등판을 앞두고 신문을 읽고 운동 스케줄을 잘 관리하는 등 성실하고 바른 이미지인 그에게 색다른 인터뷰를 시도했다.

▲ 매년 가족들이 한국에 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올해도 같이 지내나.
- 올해는 예전보다 늦게 온다. 9월쯤에나 올 것이다. 5월쯤 태어날 넷째 아이 때문이다. 가족이 없는 것은 외롭지만 딸이 태어난다는 사실에 매우 행복하다 (나이트는 아들만 셋이 있다). 딸이 아마 마지막 아이가 될 것이다. 너무 많다.
▲ 딸 이름은 지었는지.
- 벌써 지어놨지만 아직 비밀이다. 우리 집은 나와 아내(Brook)를 비롯해 세 아이들(Brandon Junior, Bastion, Benjamin)의 이름이 모두 'B'로 시작하기 때문에 딸의 이름도 'B'로 시작한다. 아이들 이름은 듣기에 좋은 이름으로 짓는 것을 좋아한다.
▲ 이제 5년차다. 한국어 실력은 어떤가.
- 듣는 것은 이제 눈치껏 대부분의 단어를 알아듣는다. 하지만 말하는 것은 힘들다. 공부하고 싶지만 많은 아이들을 돌보려면 공부할 시간이 부족하다. (나이트는 평소 선수들과 쉬운 영어로 잘 소통하는 편이다)
▲ 올 시즌 넥센에서 누가 활약할 것 같나.
- 유한준이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활약이 컸다. 홈런도 4개나 쳤고 배팅 능력이 훌륭했다. (두손을 모으고 웃으며) 올해 나를 많이 도와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박병호는 지난해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더 많은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에 올해도 믿는다.
▲ 어린 투수는 누가 기대되나.
- 강윤구와 한현희다. 강윤구는 정말 능력이 뛰어나다. 다만 평소 착한 마음을 마운드 위에서 강하게 바꾼다면 더 좋은 투수가 될 것이다. 그런 면에서 한현희는 공격적인 피칭을 하는 것이 중간투수로서 매우 뛰어난 재능이다.
▲ 올해 역시 허도환과 배터리 호흡을 맞추는데.
- 나에게 최고의 포수는 허도환이다. 배팅 능력 같은 것은 내가 생각할 부분이 아니다. 나는 마운드 위에서 고개를 젓는 것을 싫어하는데 허도환이 포수를 볼 때는 고개를 저을 일이 거의 없다. 나와 생각이 거의 같다. 나를 편하게 해주는 포수다.
▲ 올해 9구단 체제다. 투수에게는 어떤가.
- 한 텀을 쉬어간다는 것은 선발투수가 컨디션 조절을 하거나 리듬을 유지하는 데 사실 힘든 조건이다.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후년이면 10개 팀이 되지 않나. 금방 괜찮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이트는 "넥센에서 계속 야구를 하는 것이 자신도 놀랍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좋은 몸상태에서 큰 욕심 없이 자신의 실력을 펼친 것이 호투 비결인 듯 했다. 마운드 위에서는 매서운 승부사지만 덕아웃에서는 친절하고 재미있는 '아저씨' 나이트가 5월 딸바보를 예약해놓고 특별한 시즌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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