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룡호 한화가 이제 곧 베일을 벗는다.
한화가 9일 KIA와 시범경기를 시작으로 김응룡 감독 체제에서 첫 모습을 드러낸다. 김응룡 감독은 지난해 10월 지휘봉 잡은 후 5개월가량 선수단 개혁에 힘썼다. "기존 선수로는 또 같은 성적을 낼 수밖에 없다.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세대교체에 역점을 뒀다. 김 감독의 세대교체 실험은 과연 어디까지 왔을까.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치러진 연습경기를 통해 김 감독의 실험을 엿볼 수 있다. 한화는 오키나와에서 일본-한국팀들을 상대로 총 12경기를 가졌고, 4승6패2무를 기록하며 어느 정도 가능성을 확인했다. 어디까지나 연습경기이기 때문에 결과를 떠나 선수 기용법에 관심이 모아졌다.

가장 파격적인 기용은 역시 고졸 신인 포수 한승택이었다. 김 감독은 지난 10년간 안방을 지킨 베테랑 신경현을 과감히 캠프 명단에서 제외하며 포수진 세대교체를 시사했다. 마무리훈련 때부터 눈여겨 본 한승택을 연습경기에 집중 점검했고, 그는 사실상 주전 포수로 스프링캠프를 치렀다.
김 감독은 한승택에 대해 "동작이 빠르고, 포수로서 갖출 건 다 갖췄다. 체격이 작지만 포수는 체격으로 하는 게 아니다"며 높은 신뢰를 드러내고 있다. 시범경기에서 실전용으로 가능성을 비칠 경우 전격적으로 개막전 주전 포수로 나설 수 있다. 김 감독 세대교체의 대표 선수로 떠올랐다.
마운드에서도 신예를 적극 기용했다. 신인 조지훈·이충호, 1군 경험이 많지 않은 신예급 이태양·임기영이 캠프를 통해 김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김 감독은 "1군에서 쓸 만한 신인급 투수들이 많다"고 만족스러워 했다. 이들이 불펜에서 활약한다면 한화 마운드 운용의 숨통이 틔일 수 있다.
그러나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김 감독이 투타에서 큰 기대를 걸었던 신인 송창현과 2년차 하주석의 성장세가 다소 더뎠다. 송창현은 컨트롤 난조, 하주석은 타격 부진으로 캠프 중반부터 연습경기 출장 기회가 조금씩 줄었다. 아직 1군 전력이 될 수 있을지 여부에 물음표가 붙은 상황이다.
김 감독의 세대교체 실험은 이제 곧 시작되는 시범경기에서도 계속될 전망이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치러지는 리허설이기 때문에 검증의 강도는 더욱 높아진다. 과연 한화에서는 누가 '김응룡의 황태자'가 될 수 있을까.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