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양키스 일본인 투수 구로다 히로키(38)의 개막전 선발등판 가능성이 높아졌다. 메이저리그 특급 타자들로 구성된 도미니카공화국과 연습경기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 것이다.
구로다는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 조지 스타인브레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미니카공화국 WBC 대표팀과 연습경기에 선발등판, 3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막았다. 이날 양키스는 구로다가 내려간 뒤 4~9회 매회 실점하며 도미니카공화국에 2-8로 패했다.
도미니카공화국의 타선은 더 이상 설명이 불가피할 정도로 막강 그 자체다. 로빈슨 카노(양키스), 호세 레예스, 에드윈 엔카나시온(이상 토론토), 핸리 라미레스(LA 다저스), 넬슨 크루스(텍사스), 카를로스 산타나(클리블랜드), 에릭 아이바(LA 에인절스) 등 내로라하는 강타자들이 대거 포진해있다. 지난 6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서 28안타 15득점을 폭발시켰다. 상대 선발은 콜 해멀스였고, 그는 2⅔이닝 12피안타 8실점했다.

때문에 이날 구로다의 피칭이 더욱 빛났다. 지난해 양키스 팀 내 최다 16승을 거둔 실질적인 에이스답게 경기 시작부터 레이예스를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 아이바를 몸쪽 싱커로 루킹삼진 처리하며 노련미를 보였다. 그는 "많은 관중들이 보는 앞에서 맞는 것은 기분 좋지 않은 일"이라며 이날 호투에 의미를 뒀고, 조 지라디 양키스 감독도 "구로다가 좋았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자연스럽게 개막전 선발 가능성도 피어오르고 있다. 지라디 감독은 현지 언론을 통해 내달 2일 보스턴 레드삭스와 개막전 선발로 C.C 사바시아와 앤디 페티트 그리고 구로다를 후보에 놓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로다가 이미 2번이나 실전경기 피칭을 가진 것에 반해 사바시아와 페티트는 아직 실전경기에 등판하지 않았다.
구로다는 "내 마음 속으로는 이미 시즌이 시작됐다. 4일 로테이션이 10월까지 계속될 것"이라며 벌써부터 시즌 모드로 임하고 있다. 지난해 양키스 팀 내 최고 투수였고, 시범경기에서도 페이스를 바짝 끌어올리고 있는 만큼 개막전 선발 가능성이 점점 높아졌다. 구로다는 LA 다저스 시절이었던 지난 2009년 개막전 선발투수로 나선 경험이 있고, 당시 5⅔이닝 1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된 바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내셔널리그-아메리칸리그 양대리그 모두 개막전 선발투수로 나선 아시아 투수는 박찬호와 노모 히데오밖에 없다. 박찬호는 2001년 LA 다저스와 2002년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2년 연속으로 개막전 선발투수로 등판했고, 노모는 2000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2003년 LA 다저스에서 개막전 선발투수로 나섰다. 구로다가 올해 양키스의 개막전 선발이 된다면 아시아 투수로는 역대 세 번째로 양대리그 개막 선발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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