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철의 WBC 스토리] ‘랜드마크’ 도쿄돔, 벤치마킹 필요하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3.08 10: 46

일본의 중심 도쿄 고라쿠엔 역전에 위치한 도쿄돔은 도쿄의 랜드마크 중 하나다. 1988년 3월 완공했으며 총 수용인원 5만 명의 규모를 자랑하는 ‘빅 에그’ 도쿄돔은 일본야구의 메카일 뿐만 아니라 유명 연예인의 콘서트는 물론 NBA, 프로레슬링 등이 펼쳐졌을 정도로 문화생활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중앙석 뒤편에 위치한 현판에는 이곳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선정한 도쿄돔 MVP는 물론 2002년까지 이곳을 연고지로 쓰던 니혼햄 파이터스의 주축 선수들의 현판도 발견할 수 있었다. 1루 측 다나카 유키오, 오가사와라 미치히로(요미우리) 등 니혼햄 스타들의 현판을 지나치면 배우 류시원의 얼굴도 발견할 수 있었다.
지난 1월 6일에는 걸그룹 카라가 도쿄돔에서 콘서트를 펼치며 일본에서의 대단한 인기를 실감케 했다. 아쉽게도 카라의 현판은 아직 설치되지 않은 상태라 현재 도쿄돔에서 공연을 펼친 스타들 중 유일한 한국인 현판은 류시원이다. 이외에도 비즈, 미스터 칠드런, 라켄시엘 등 일본 유명 가수는 물론 고인이 된 마이클 잭슨과 에릭 클랩튼, 머라이어 캐리, 자미로콰이 등 해외 유명 아티스트들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다. 도쿄돔에서의 공연은 물론이고 도쿄돔 인근은 위락 시설과 편의 시설이 확실하게 갖춰져 있다. 도쿄돔 호텔은 도쿄돔 기준 좌측에 위치하고 있으며 복합 엔터테인먼트 시설인 도쿄돔 시티가 갖춰져 있어 스파 라쿠아는 물론 대형몰과 테마파크가 조성되었다. 비단 야구만이 아니더라도 가족, 연인 단위로 이곳을 찾아도 충분히 여가생활을 누릴 수 있는 시설이다.
오는 12월 완공을 예정으로 한 한국 최초의 돔식 야구장 고척돔은 당초 아마추어 전용 하프돔으로 건립이 예정되었으나 계획이 수정되면서 프로야구를 치를 수 있는 돔구장으로 건설되고 있다. 현재 공정률 70% 이상이 진행되면서 마무리 작업에 돌입한 고척돔은 인근 경인국도와 서부간선도로의 교통체증 등으로 계획 단계부터 우려가 많았던 구장이다.
그러나 이미 건립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만큼 무를 수도 없는 일. 결국 이 고척돔을 어떻게 잘 운영할 수 있을 지를 곰곰이 생각해야 할 시기다. 이미 고척돔은 그 자체로 서울 서부지역의 랜드마크가 되기 때문이다. 돔 구장의 운영비가 60억원 이상이 들 예정인 만큼 단순히 야구만을 위한 구장으로 만들 수는 없다.
 
따라서 서울시의 다각적인 활용도 모색 및 대중교통 노선의 확충도 절실한 것이 사실. 고척돔 자체의 주차시설 수용도 최대 500대 가량에 불과, 돔을 찾을 이들에게 대중교통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서는 일단 서울시 측이 확실히 대중교통 수단을 늘리고 시설을 확충하는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인근 주민과의 첨예한 마찰이 예상되는 만큼 도쿄돔처럼 주변 위락시설 확충은 기대하기 힘들다. 그러나 프로야구 경기 개최 뿐만 아니라 국내외 유명 아티스트들의 콘서트 등을 유치하거나 인도어 스포츠 종목을 고척돔에서도 열 수 있게 하는 등 다양한 이벤트로 운영 재원을 충당하는 것도 한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제대로 된 제반 시설 구축이 우선이다.
도쿄돔은 굉장히 성공적인 돔구장 운용을 보여주며 일본야구의 심장은 물론이고 이 무대에 서느냐에 따라서 월드스타들의 척도를 재차 판별할 수 있는 등 확실한 성공 전례를 보여주고 있다. 반면 오사카 교세라 돔은 긴테쓰의 홈 구장이던 시절 매년 발생하는 50억엔 가량의 적자를 기록했다. 결국 긴테쓰는 2004년을 끝으로 오릭스와 합병되며 역사 속으로 사라졌고 오사카 돔은 연고팀의 단명을 이끈 비운의 구장이 되고 말았다.
아직도 우려를 가득 안고 건립 중인 고척돔의 향후 파행 운영을 막기 위해서는 대단한 노력이 필요할 전망이다. 도쿄돔의 성공적인 운영을 모두 벤치마킹할 수는 없더라도 그와 비슷한 노선으로 이끌지 못한다면 고척돔이 서울시의 애물단지가 될 가능성은 농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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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돔(일본)=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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