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준상이 영화 ‘전설의 주먹’을 찍으며 정두홍 무술감독과 함께 눈물을 흘렸던 일화를 밝혔다.
유준상은 8일 오전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전설의 주먹’(강우석 감독)의 제작보고회에서 영화에서 유난히 맞고 때리는 역이 많아 힘들었던 일들을 회상하며 “링에서 십자 인대가 끊어졌었다. 병원에 갔다와서 촬영해야하는 상황이었는데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었다. 정두홍 무술감독님이 ‘너 울면 다 울어 울지마’라고 말해서 형을 봤더니 울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알았어요. 안 울게요’라 말하고 촬영하고 쓰러졌는데 저도 모르게 이게 마지막일 것 같은 느낌이 왔다. 온 몸이 차가워지고,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몸의 변화가 있었다. 호흡이 가빠지고, 눈동자가 풀렸다. 그래서 정두홍 감독님께 ‘우리 아이들한테 자랑스러운 아빠였다고 꼭 얘기해달라’고 말하고 구급차에 탔다”라며 절박했던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이에 강우석 감독은 “배우 때문에 응급실 간 것 처음이었다. 그 때 제가 응급실 갔을 때 유준상의 손을 1시간 동안 잡고 있었다. (유준상이) 무슨 말인지 모르고 계속 말하더라. 무술감독은 울고 있었고. 영화 촬영하다 이런 일이 있구나 싶었다. 정말 큰일 날 뻔했다. 울면서 얘기한 준상이 모습도 선하고, 그걸 바라보고 제가 이렇게 만들었다고 우는 정두홍 감독 모습도 잊을 수 없다. 다른 촬영을 하는데 될 리도 없고, 다음날 오후에 깨어났다 연락이 왔을 때 모든 사람들이 가슴을 쓸어내렸다”라며 말을 보탰다.
유준상은 극 중 가족과 성공을 위해 자존심마저 내팽개친 채 대기업 샐러리맨으로 압박에 시달리는 이상훈 역을 맡았다.
한편 ‘전설의 주먹’은 학창시절 잘 나가는 주먹들이었던 세 명의 친구가 세월이 흐른 뒤 TV파이트 쇼 ‘전설의 주먹’에 참여해 벌이는 뜨거운 대결과 이를 통해 과거와 화해하고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충무로의 흥행 승부사 강우석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황정민, 유준상, 윤제문 등의 배우들이 출여해 화제를 모았다. 오는 4월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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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