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이사회' KBL, "심도있는 논의가 진행"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3.03.08 12: 42

"구단 관계자가 모여 심도있는 논의를 한 것은 맞다. 하지만 상황이 미묘한 만큼 언급할 수 있는 부분은 적을 수 밖에 없다".
긴급 이사회가 소집된 한국농구연맹(KBL)의 분위기는 어두웠다. 프로스포츠의 근간을 뒤흔드는 승부조작 파문에 휩싸인 만큼 밝을래야 밝을 수 없는 분위기였다. 특히 한국농구의 레전드 강동희(47) 원주 동부 감독이 이번 문제에 얽히면서 위기감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KBL은 8일 서울 논현동서 긴급 이사회를 개최하고 향후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프로농구 승부조작 혐의를 수사 중인 의정부지검 형사5부(유혁 부장검사)가 강 감독에 대한 혐의를 확인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급하게 마련된 자리다.

이사회를 마치고 나온 한선교 KBL 총재는 "누구의 말이 진실인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강 감독이 검찰에 소환되고 국민들께 염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KBL 총재로서 사죄드린다"며 "강 감독을 믿고 있지만 만약 법적으로 승부조작에 연루됐다는 최종 결정이 내려질 경우, KBL로서는 가장 강력한 제재를 내릴 수밖에 없다. 이사회에서는 영구제명까지 이야기가 나온 상태"라고 밝혔다.
하지만 동시에 "강 감독에 대한 조치는 짧게는 검찰, 길게는 법원 결정이 내려진 후에 취하겠다"며 모든 조치는 우선 검찰 수사 결과가 공식적으로 발표된 후에 취해질 것이라고 강조, 결과가 밝혀지는 순간까지 신뢰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고히 했다. 특히 리그 중단설이 불거진 점에 대해서는 "운영은 정상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부정했다.
안준호 KBL 경기이사 역시 "강 감독이 피의자 신분으로 1차 조사를 마치고 온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강 감독의 인생과 명예가 걸린 문제인 만큼 KBL이 스탠스를 잘 유지하고 조치를 잘 취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안 이사는 "축구나 야구, 배구 등에서 있었던 승부조작 사례들을 다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최종 결정이 내려지고 결과가 확정되면 사건 전개에 따라 그에 대한 논의도 더욱 구체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승부조작에 대한 대책방안에 대해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고민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방지책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KBL 관계자는 "구단 관계자가 모여 심도있는 논의를 한 것은 맞다. 하지만 상황이 미묘한 만큼 언급할 수 있는 부분은 적을 수 밖에 없다"며 KBL 측의 조심스러운 태도에 대해 양해를 구했다. 한편 이날 긴급 이사회에 성인완 동부 단장은 내부 회의를 이유로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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