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문가, "류현진 투구, 인상적이지 못하다" 왜?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3.08 17: 00

"클리블랜드전 류현진은 인상적이지 않았다(Ryu underwhelming against Cleveland)".
LA 다저스 류현진(26)은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시범경기에 선발로 나와 3이닝 3피안타 1볼넷 5탈삼진 2실점 호투를 펼치며 세간의 평가를 긍정적으로 바꿔놓았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 유력스포츠매체 'ESPN', 지역지 'LA타임스' 등에서 '류현진이 선발투수에 걸맞은 모습을 보였다'고 호평했다. 그러나 ESPN 야구 전문가의 눈에는 그렇지 않은 모양이었다.
스카우트 출신으로 오랜 기간 유망주들을 분석한 칼럼니스트 키스 로는 8일 ESPN 전문가 코너에서 류현진의 피칭에 대한 소감과 분석을 내놓았다. 류현진의 클리블랜드전 피칭을 굿이어볼파크에서 직접 본 로는 '클리블랜드전 류현진은 인상적이지 않았다'는 제목하에 부정적인 뉘앙스를 풍겼다. 현지 언론은 물론 감독·포수들까지 대부분 호평을 내린 피칭이었기에 의외였다.

로는 '류현진의 피칭은 실망스러웠다. 좋은 체인지업에 4가지 구종을 스트라이크로 던질 수 있지만 패스트볼이 평균 이하였다. 대부분 87~89마일(140~143km)로 90마일(145km) 이상을 넘지 못했고, 움직임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류현진의 패스트볼에 문제점을 제기했는데 그는 글 막판에 '확실한 커맨드와 컨트롤을 갖고 있다면 45점 정도의 패스트볼로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 류현진에게서 그 정도 수준은 볼 수 없었다'고 평가했다. 여기서 말한 45점이란 20~80점 스카우팅 평점으로 평균 이하라는 뜻이다.
류현진의 패스트볼과 구위를 가장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했지만 주무기 체인지업에 대한 평가는 좋았다. '류현진은 아주 좋은 체인지업에 의존하고 있다. 60점 플러스 피치로 볼 수 있다. 그는 좌우 타자를 상대로 체인지업에 충분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 타자들의 반응을 이끌어내며 속이기에 좋은 공'이라고 설명했다. 체인지업 덕분에 어느 정도 통할 수 있다는 평가다.
관건은 결국 서드 피치가 될 공산이 크다. 로는 류현진의 커브를 위험한 공으로 본 반면 슬라이더에는 어느 정도 가능성 기대했다. 그는 '류현진은 최저 66마일 커브를 구사했으나 조금이라도 실투가 된다면 메이저리그 타자를 상대로는 아주 위험한 공이 될 것이다. 슬라이더는 79-80마일로 각이 괜찮아 커브보다는 좋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결국 서드 피치로 슬라이더의 활용도를 얼마나 높이는가를 관건으로 봤다.
마지막으로 로는 '현장에서 지켜본 스카우트들도 류현진에 대해서는 4선발도 아슬아슬하게 보고 있다. 류현진은 좋은 체인지업을 갖고 있지만, 그의 패스트볼은 홈런과 장타를 맞을 위험이 우려된다'고 끝맺었다. 패스트볼 스피드와 구위를 끌어올리지 않는다면 메이저리그 타자들에게 좋은 먹잇감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거듭 나타냈다.
오랜 시간 메이저리그를 지켜본 전문가의 분석이지만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무리가 있다. 류현진은 시범경기에서 이제 3게임만 던졌다. 개막까지는 약 3주 정도 시간이 남아있고 페이스를 서서히 끌어올리고 있는 단계다. 로가 지적하고 있는 패스트볼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수 있다. 류현진도 "시범경기 막판 5이닝 정도 던질 때 잘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전력투구를 하지 않았고, 모든 것을 보여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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