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더블을 기록한 용병 앰버 해리스와 베테랑 이미선이 삼성생명의 플레이오프 첫 승을 만들어냈다.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는 8일 안산 와동체육관에서 열린 KDB금융그룹 2012-2013시즌 여자농구 플레이오프 1차전 안산 신한은행 에스버드와 경기서 67-66 1점차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챔피언 결정전 진출이라는 목표에 한 발 더 가까워진 삼성생명은 '천적' 신한은행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는 또 하나의 기쁨을 누렸다.
두 팀의 대결은 악연이라면 악연이 아닐 수 없다. 신한은행과 삼성생명의 대결은 여자프로농구 포스트시즌의 단골 매치업이었다. 2007년 겨울리그부터 2009-2010시즌까지 네 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에서 정상을 놓고 다툼을 벌인데다 2011-2012시즌에는 4강 플레이오프에서 또 맞붙었다.

최근 6시즌을 치르는 사이에 5번이나 단기전에서 맞닥뜨린 셈이지만 승자는 항상 신한은행이었다. 두 팀의 포스트시즌 맞대결 전적은 신한은행이 17승 4패로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경기서는 32득점 16리바운드로 더블-더블 활약을 펼친 앰버 해리스와 베테랑의 품격을 보여준 이미선(14득점 3어시스트)의 위닝샷으로 삼성생명이 승리를 가져갔다. 신한은행은 애슐리 로빈슨(22득점 23리바운드)과 조은주(13득점)가 분발했지만 마지막 순간 위닝샷을 빼앗기며 승리를 내줬다.
전반은 전체적으로 엎치락 뒤치락하는 양상을 띄었다. 신한은행이 김규희의 연속 득점으로 먼저 9-13으로 앞서갔지만 점수차는 좀처럼 벌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해리스와 이선화가 연속 득점을 성공시킨 삼성생명이 15-15까지 추격했고 곽주영으로부터 파울 자유투까지 얻어내 17-15로 앞서기도 했다.
신한은행은 1쿼터 종료 40초를 남겨둔 상황에서 조은주가 2점을 성공시키며 17-17 동점으로 2쿼터를 맞았다. 2쿼터 초반에는 삼성생명에 잠시 리드를 내주기도 했지만 김연주의 3점슛을 비롯, 로빈슨과 김단비의 연속 득점으로 단숨에 분위기를 가져왔다.
22-28까지 앞서나가던 신한은행은 2쿼터 중반 갑자기 흔들렸다. 슛 난조와 턴오버에 좀처럼 득점을 올리지 못하며 추격의 기회를 제공했지만 삼성생명은 이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오히려 잠시 멈칫했던 신한은행의 득점포가 다시 불을 뿜었고, 삼성생명은 뒤늦게 이미선이 외곽포를 꽂아넣으며 마지막까지 추격했지만 결국 전반전을 29-34로 뒤진 채 마무리했다.
5점 차로 뒤진 채 후반전을 맞이한 삼성생명은 신한은행의 계속되는 공격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특히 전반 약간 부진했던 김단비가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면서 연달아 슛을 성공시켰다. 여기에 곽주영도 득점을 뒷받침하며 점수는 어느덧 두 자릿수 가까이 벌어졌다. 삼성생명이 3쿼터 후반 얻어낸 득점은 오직 자유투에 의존한 것이었을 정도였다.
마지막 4쿼터를 남겨두고 40-50으로 끌려가던 삼성생명은 로빈슨이 4반칙 파울 트러블로 골밑에서 주춤한 틈을 타 추격의 기세를 올렸다. 삼성생명 추격의 포문을 연 이는 홍보람이었다. 3점슛과 골밑슛을 연달아 성공시키며 분위기를 가져온 삼성생명은 해리스의 연속득점과 이선화의 미들슛까지 더해 59-58 역전에 성공했다. 10점의 리드를 단숨에 넘어서 역전에 성공한 삼성생명의 기세에 당황한 쪽은 신한은행이었다.
1점차 공방이 이어졌다. 빠른 템포의 공격이 오가며 두 팀은 엎치락 뒤치락을 반복했다. 1쿼터의 치열한 싸움이 다시 전개됐다. 경기 종료 직전까지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1점차 승부를 매조지은 쪽은 삼성생명이었다. 삼성생명은 이미선이 경기 종료 2초전 위닝샷을 터뜨리며 간발의 차로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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