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스타' 박찬호, "대표팀 비난보다 격려를"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3.03.09 06: 00

"우리가 예선 탈락한데 이유가 있고 안타까운 마음은 크지만 그래도 우리 선수들이 최선을 다한 투지에는 등을 돌려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40)가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을 향해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WBC 1라운드 B조에 편성된 대표팀은 대만, 네덜란드와 함께 2승 1패를 기록했으나 득실점률에서 져 2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박찬호는 8일 자신의 공식 홈페이지(www.chanhopark61.com)에 '박찬호 생각'이라는 제목의 글을 남겼다.
제3회 WBC 대회를 단독 중계하는 JTBC 해설위원으로 활동 중인 박찬호는 "많은 사람들이 이번 대표팀의 예선 탈락을 보며 상실감이 클 것이라 생각한다. 나도 너무나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에 속이 상했다"며 "앞으로 남은 다른 나라들의 경기들을 보게 된다면 그 아쉬움과 쓰라림은 더할 것 같다"고 씁쓸한 마음을 전했다.

박찬호는 "여러분들은 이번 대회에서 우리 선수들을 어떻게 생각하냐"고 반문하며 "일각에서는 한국야구의 미래에 많은 의심을 품으며 '이승엽과 같은 선수가 없다', '투수들이 부족하다'며 최선을 다한 우리 선수들의 노력을 흐리게 하는 것 같아 속상했다"고 털어 놓았다.
이어 그는 "물론 우리가 예선 탈락한데 이유가 있고 안타까운 마음은 크지만 그래도 우리 선수들이 최선을 다한 투지에는 등을 돌려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표팀은 대만전을 앞두고 부담이 컸던 게 사실. 2라운드에 진출하기 위해 6점차 이상으로 승리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박찬호는 "마지막 경기가 있던 날 선수들은 6점차 이상의 큰 승리를 해야만 한다는 마음의 짐을 갖고 경기를 시작했다"며 "비록 우리가 바라던 6점차 이상의 승리는 아니지만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드라마를 만들어 냈다"고 박수를 보냈다.
대표팀은 0-2로 끌려가던 8회 이대호의 좌전 적시타와 강정호의 좌월 투런 아치를 앞세워 3-2 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승리의 기쁨은 잠시. 대표팀은 WBC 대회 규정에 발목잡혀 아쉬움을 삼켰다.
박찬호는 "강정호의 멋진 역전 홈런 그리고 승리. 단순히 하나의 경기 만으로 바라본다면 또 하나의 멋진 국가 대항전이 됐을 경기였다"며 "그런데 이토록 멋진 경기를 일각에서는 비판만 하느라 큰 부담감 속에서도 열심히 싸워 만들어 낸 멋진 작품이 묻히는 것 같아 정말 아쉽다"고 지적했다.
또한 "미래의 이승엽이 될 수 있는 강정호가 멋진 장면을 만들어내지 않았는가. 영웅은 결코 선수 혼자 만들 수 없고 사람들의 생각이 모여져서 탄생한다고 생각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그러면서 박찬호는 "물론 결과가 중요하다. 그러나 과정 또한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우리 선수들의 수고와 그들이 만들어낸 작품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멋진 경기를 위해 선수들은 투지와 열정을 가지고 최선을 다한다. 비록 그 결과에 따라 많은 환경은 바뀌게 되지만 우리의 손에 땀을 쥐게 하고 심장을 때리던 감동 역시 기억해야 한다". 박찬호는 결과 못지 않게 과정 또한 중요하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박찬호는 "예선 탈락으로 상처받은 여러분들의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건 우리의 생각을 바꾸고 이번 대회에서 수고해준 선수들의 심정을 생각하고 그들을 위로하면서 최선을 다한 노력을 기억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태극마크를 달고 나라를 위해 최선을 다하면서 고생해준 우리 선수들의 땀방울은 그 결과가 어떻게 됐든 우리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비판이 아닌 위로와 공감은 선수들에게 용기와 긍지를 잃지 않게 해줄 것"이라며 "그리고 그 용기와 긍지는 미래의 또 다른 드라마와 감동을 만들어줄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마지막으로 박찬호는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부족함이 아닌 선수들의 최선의 결실인 역전 홈런 승리"라며 "이것이 바로 미래를 향한 우리에 희망이며 힘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모두의 생각이 같을 수는 없지만 소중한 것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모쪼록 여러분들의 변함없는 야구 사랑으로 올 시즌 한국프로야구를 사랑해주길 바란다"고 마침표를 찍었다.
what@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